상업용부동산 투자, 오피스 일색에서 물류·리테일로 확대
JLL 부동산중개법인 설립 "새로운 확장을 위한 플랫폼 확보 차원"
오피스빌딩 거래 가격 상승 "임대차 시장과 괴리…거품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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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4일 11: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빌딩을 사서 임차인을 채우는 시장이 지금까지 상업용 부동산 투자였다면 최근에는 물류센터, 리테일, 고급 레지던스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시장이 성숙하면서 새로운 투자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존스랑라살르는 부동산 관리(PM) 시장의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패러다임 변화를 선점하고 싶다” -
- 이한국 존스랑라살르부동산중개법인 대표
이한국 존스랑라살르부동산중개유한회사 대표이사(사진)는 인베스트조선과 인터뷰에서 ‘부동산 중개법인’ 설립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며 “공인중개사법 준수도 한 이유이지만 PM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전개를 위한 플랫폼 확보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존스랑라살르부동산중개유한회사는 세계적인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존스랑라살르(Jones Lang Lasall, 이하 JLL)가 지난 8월 국내 설립한 부동산중개법인으로 JLL이 100% 출자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가 설립한 첫 중개법인이자, JLL이 글로벌 시장에서 별도의 중개법인을 세운 것도 처음이다.
JLL은 중개법인 설립을 계기로, 상업용 오피스빌딩에서 물류, 리테일, 호텔, 고급빌라 관리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부동산중개법인은 부동산 중개업법이 규정하는 모든 형태의 주거, 상업용 건축물의 매매, 임대, 분양, 관리업무를 대행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상업용 부동산 중개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선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기업들이 계열사를 통해 실질적인 부동산 임차와 중개업무를 하고 있는데, 이 역시 현행 법을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대기업들이 법을 지키고 이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때 부동산 중개(유통)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JLL이 중개법인을 설립한 이유는.
“PM시장이 오피스빌딩 중심으로 돌아가는 데 이미 포화상태다. 경쟁도 많고, 성숙했다. 새로운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게 어려워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퍼튜니티(Opportunity) 성격을 가진 자금들이 물류센터 투자를 늘리고 있고 리테일과 고급레지던스 쪽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면서 투자 범위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중개법인을 설립했다. 관련 법이 최근 개정된 점도 한 이유이지만 이미 수개월 전부터 중개법인 설립을 준비했었다.
해외 사례를 보면, 가까운 홍콩의 경우 오피스빌딩 시장이 성숙하고 난 후 그 다음은 리테일과 고급 주택으로 갔다. 우리나라는 건설사 브랜드가 아파트값을 결정하는 데 홍콩은 관리회사의 브랜드가 가격을 결정한다. 아직은 먼 이야기이지만 JLL은 이런 시장까지도 생각해 중개법인을 만들었다. 중개법인은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플랫폼으로 보면 된다”
-중개법인과 컨설팅 조직과의 관계는“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유통(중개)의 비중이 작았고, 주로 자산관리(PM)나 자문 업무가 많았다. 그러나 부동산 투자는 임차인을 확보하고 자산을 매각해 수익을 창출한다. 매도 물건이 있으면 매수자를 찾아줘야 하는데 이런 업무의 비중이 점차적으로 늘고 있다. 유통 비중이 커지면서 컨설팅에서 유통을 분리하는 쪽으로 진전이 됐다. 법 개정까지 맞물리면서 나누기로 한 것이다. 컨설팅과 유통의 분리로 보다 전문적이고 넓은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대기업 계열사의 부동산 중개 업무가 바뀌어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이 계열사를 통해 부동산 관리 및 매매·임차 중개 업무를 하고 있다. 현행 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 명시된 법을 잘 지키자는 것이다. 매매와 임차 업무를 하려면 공인중개사 자격을 가진 대표이사를 임명하고 관련 전문가를 채용해야 한다. 현재 PM시장에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10%도 안 된다.
대기업이 시장을 잘 만들면 고용을 창출할 수도 있고, 부동산 유통 시장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관련 인력 배출도 활발해진다. 대기업들이 부동산 중개법인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골목상권 논란’을 의식하고 있는 듯하다. 일반 아파트까지 중개를 하는 게 아니라 대기업들이 보유 또는 관리하고 있는 부동산이 대해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에스원,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 LG그룹은 서브원을 통해 보유 부동산을 관리하고 있다.
-대기업이 중개법인을 세우면, JLL에 불리한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전체 시장이 커진다. 지금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더라도 시장 규모가 100에서 1000으로 커진다면 JLL에 유리한 환경이 된다. 파이를 키워야 나눠 먹을 게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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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왜 오피스 빌딩 중심으로 투자 시장이 형성됐나.
“우리나라 경제 규모로 보면 부동산 투자 시장의 규모는 1000 정도는 돼야 하지만 실제는 150~200정도이다. 30대 대기업이 전체 상업용 부동산의 70%를 가지고 있다. 이베이(ebay)는 물류 창고를 빌려 쓰는데 우리나라 기업들은 대부분 소유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투자할 기회가 많지 않다. 리테일 분야에서 대형 마트를 유동화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금융위기 전, 외국 자본들이 국내 쇼핑몰에 대거 투자했다가 실패했다. 서울 명동의 눈스퀘어가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유통 시장에서 백화점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 몰(Mall) 문화의 형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외국 투자자들은 자국 혹은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고 국내에 쇼핑몰에 투자했다가 실패했다”고 말했다.
-최근 거래되는 서울 광화문 을지로 일대 건물 거래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임대시장이 매매시장을 쫓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매각가는 금융시장 여건에 영향을 받는다. 금리, 펀드 설정에 따른 투자금 유입 등이 변수다. 투자금을 받아놨으면 자금 집행을 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매매 가격이 오른다. 거래 가격이 3.3sqm당 2400만~2500만원으로 갔다고 해서 모든 오피스빌딩이 오를 것으로 생각하진 않았으면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나 중동계 자금이 국내 시장이 굉장히 많이 들어와있다. 4~5% 기대수익률보다 더 낮은 수준이라도 들어올 것이다. 장기 투자자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배당만 보고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국내 시장이 안정되면서 가격 상승 기대를 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지역에서 중심 업무 지역 내의 새 건물은 가격이 올랐던 경험을 했다. 이런 점을 보고 국내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국고채 금리와 현재 캡레이트(Cap Rate)를 감안하면 매매 가격이 더 오를 여지도 있지 않나.
“그렇긴 하다. 현재 4% 후반이어도 빌딩의 상태와 위치가 좋으면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다. 이 같은 것은 임차 수요가 꾸준하고 임차료 상승이 계속된다는 가정하에 가능하다. 지금 분위기로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임대시장 관점에서 보면 매매가격에 거품이 꼈다. 임차시장과의 괴리가 계속될 수 없다.”
-서울 주요 지역 공실률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
“앞으로 2년 정도는 약보합세로 본다. 급격히 공실이 줄 것 같지는 않을 것이다”
이 대표는 과거 일본과 홍콩의 상업용 부동산 동향을 점검하며 오피스빌딩 시장 사이클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