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장 인선기준 투명성 논란…또 이사회 입맛 맞추나
입력 2014.10.21 10:25|수정 2014.10.21 10:25
    지난해 최종후보 낙방…"심사기준·인원 변화 크지 않은데"
    주주가치 제고와 KB금융지주 발전 보다 '정풍(政風)'에 따른 인사?
    • [10월20일 18:5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KB금융지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의 인선 기준을 두고 투명성 및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외이사 구성이나 인선 기준이 지난해와 큰 변화가 없음에도 지난해 최종 후보에 올랐던 유력 인사가 탈락하고, 학벌과 인맥이 주목되는 다른 후보가 이름을 올리며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회추위가 KB금융지주 회사 선임에 있어 지나치게 '정풍(政風)'을 의식한 결과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 중량감이 크지 않은 내부 출신 후보들이 대거 명단에 오르자 이사회가 또 다시 임영록 전 회장처럼 '입맛에 맞는' 인사를 고르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KB금융 이사회가 이번에 제시한 회장 인선 기준은 ▲합리성 ▲전문성 ▲글로벌 역량이다. 2010년 회장 인선 당시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국제적 감각과 경험 ▲조직 통합 능력 ▲금융 전문성 등 6가지 기준이 제시됐다. 지난해 임 전 회장 인선때의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최종 4인(임영록·이동걸·민병덕·최기의) 후보에 올랐던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이번에 숏 리스트에서조차 제외되면서 '인선 기준이 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해 임영록 회장과 경쟁하며 최종 결선까지 진출한 바 있다.

      고작 1년 사이 이 전 부회장의 커리어에 큰 흠집이 생긴 것도 아니다. 지난해 이 전 부회장을 최종 후보로 꼽았던 사외이사 9명 중 6명이 이번 인선에도 참여했다. 작년에 없었던 후보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동일한 잣대로 회장 후보를 평가하고 있다고 보기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다.

      금융계 안팎에서는 회추위가 KB금융지주 회사을 선임하는데 있어 주주가치 제고나 조직의 안정성 보다는 그때그때 정치적인 변수를 감안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종 4인에 선정된 일부 후보의 경우 박근혜 정권과의 연결고리들이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KB금융의 회장 추천 방식은 회추위에 소속된 사외이사들이 임의로 평가해 투표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합리성 ▲전문성 ▲글로벌 역량 같은 기준은 사외이사 임의의 기준으로 재구성된다. 회추위 관계자 역시 이를 인정한다. 한 사외이사는 "합리성 몇 점, 전문성 몇 점, 이런식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각각의 이사가 (기준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판정을 내린다"라고 말했다.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금융당국과 마찰을 일으킨 전례로 인한 부담이, 이 전 부회장은 정치성향상 정권과의 독립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는 점이 탈락 요건으로 언급된다. KB금융의 자존심상 경쟁사 출신을 받아들이는 건 어렵지 않느냐는 말이 회추위 내부에서도 나온다.

      그 결과 최종 후보군에 내부 출신이 대거 진출했다. 내부 출신 3인의 후보는 최고경영자(CEO) 경험은 쳐지지만 KB지주의 안정성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유일한 외부 출신 후보인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씨티은행의 실적 부진으로 금융권에서의 입지가 위태로운 상태다.

      이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KB금융 사외이사들이 또다시 지난해 임 전 회장처럼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회장을 선임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변수는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이다. 이 의장은 지금의 KB금융 지배구조를 확립한 주축이기도 하다. 그는 건강 악화로 인한 입원으로 4인 후보 확정때 참여하지 않았다. 20일 퇴원한 이 의장은 오는 22일 회장 후보 면접에는 참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