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사론보다 투자목적 또는 인수후보설 거론
호반건설이 나서면서 다른 대기업들 참여 독려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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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2일 16:58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 5%이상 보유를 공시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호남지역 기반을 두고 있고, 마침 금호산업 경영권 매각이 임박한터라 관심은 더 커졌다.
관심사는 "호반건설이 무슨 의도로 지분 5% 이상을 샀느냐" 하나다. '백기사론', ' 투자목적' 등 다양한 해석이 분분했다. 그러나 진짜 숨은 지분매입 목적은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 회사 내에서도 톱 매니지먼트 혹은 오너 정도만 판단 가능한 정보다.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의도'와는 별개로 이 점으로 인해 금호산업 경영권 매각에 미칠 '여파'가 관건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단 두 회사들이 이번 지분 매입에 대해 밝힌 입장은 간단하다. 호반건설 측은 "공시한대로 단순투자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며 "박삼구 회장에 대한 '백기사'라든지, 혹은 추후 금호산업 경영권을 인수한다든지 하는 것과는 현재로선 거리가 멀다"라고 밝혔다.
이어 호반은 "회사 내부에서 경영기획실이 아닌 자금운용부에서 진행된 사안이며 꾸준히 매입하다가 마침 11일을 기점을 지분율이 5%를 넘어선터라 공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산업 역시 마찬가지. 회사 측은 "미리 지분 매입에 대해 호반건설이 어떤 언급을 주거나 입장을 알려온 적은 없다"며 "공시 이후 회사에 물어보고 단순투자목적이라는 내역만 전달 받았다"고 설명했다.
금호산업 지분을 사들인 호반건설이 선택할 수 있는 포지션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박삼구 회장의 백기사이거나 ▲박 회장과 무관하게 추후 금호산업 경영권 인수에 나서거나 ▲아니면 주가 상승을 목적으로 단순히 저평가된 주식을 매입했거나 정도다.
백기사론이 나오는 배경은 역시 금호산업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의 자금력이다. 개인이 수천억원을 모아야 하는데 아무래도 우호적인 투자자나 기업이 필요한터.
이러다보니 지역이나 연고가 같은 친분 있는 기업을 끌어들일 것이라는 가능성도 자주 거론됐다.
그러나 지분매입 방식만 놓고 보면 '백기사론'은 조금 설득력이 떨어진다.
금호산업 경영권 매각이 시작됐을때 박삼구 회장의 선택방안은 간단하다. 자금을 모아 채권단이 내놓을 지분 가운데 50%+1주 이상을 사든지, 아니면 못 사든지다.
정말 박삼구 회장을 도울 요량이었다면 지금 시장에서 장내매수를 통해 알음알음 지분을 살 것이 아니라, 경영권 매각 입찰이 시작될 바로 그때 자금을 제공해줘야 한다. 이번 딜은 매각대상이 워낙 덩치가 커서 '지분율 경쟁'을 할 성격이 못된다. 달리 말해 5% 이상을 사서 박 회장 측에 우호적으로 편을 든다고 해도 제3의 후보가 덜커덕 채권단 지분 50%+1주를 사면 말짱 도루묵이다.
차라리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경영권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될 수 있다.
호반건설은 작년말 기준 6580억원대 당좌자산을 보유한데다 계열사 단기대여금을 제외도 4000억원대 현금력을 갖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모집이라든가 시장조달 등을 동원, 의지만 있다면 금호산업 경영권 인수에 나설 여력이 된다.
게다가 금호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호남 근거 기업이다. '명분론'도 갖추고 있다. 아울러 금호산업은 건설사로서 매물이 아닌, 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까지 이어지는 항공ㆍ물류기업들을 한꺼번에 가져다줄 투자대상이다.
관건은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을 위시한 오너와 경영진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
물론 호반건설은 경험이 없는 항공ㆍ물류부문 투자에 관심을 보인 것이 의외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번 5% 지분 매입이 '선언적' 의미를 가진다면 호남기업을 기반으로 여러 투자자들이 모여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큰 밑그림'을 제외하고 호반건설이 밝힌대로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해도 손해보는 거래는 아니다.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주식 평균매입단가는 주당 1만1926원. 최근 금호산업 주가가 1만5000원때까자 올랐음을 감안하면 단순 시가기준으로만 25% 이상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향후 금호산업 경영권 매각이 '핫 딜'로 부각, 주가가 더 오른다면 메리트는 더 충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권 매각을 검토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조건이 맞지 않아 빠진다고 해도 별달리 손해볼 일이 없다.
투자업계가 보는 호반건설의 움직임이 가지는 함의는 따로 있다. "호반건설도 금호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전에 나설지도 모른다는데 우리라고 못할 바 있느냐"라는 기류의 형성이다.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 매각에서 가장 큰 이슈는 박삼구 회장의 강력한 우선매수권이다. 박 회장으로서는 자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낮은 가격에 입찰가격이 형성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인수전에 참여할 전략적투자자(SI)들이 적어야 한다.
자연히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대기업 오너들간 인맥을 통해 "본인이 일궈놓은 회사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본입찰 불참을 독려(?)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호반건설이 나서는 모양새가 시발점이 되면 다른 건설사나 대기업들이 입찰전에 참여할 '물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우리라고 인수를 검토하지 말란 법은 없지 않겠나"라는 심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것. 어쨌거나 국적항공사와 물류산업 패키지는 여러 대기업으로서는 한 번은 검토할 만한 매각대상이란 점은 분명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