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공장 1조 투입 등 자금소요 많은 기아차 부담 더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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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2일 09:0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한전부지 매입 이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자금 유출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 떨어진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67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추후 배당까지 포함하면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소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는 12일부터 내년 2월11일까지 보통주 220만2764주(3668억원)와 기타주 65만2019주(823억원) 등 총 285만4783주(4491억원)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 배경에 대해 회사는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자기주식 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 2005년 1100만주(6239억원)를 매입한 이후 9년 만이다. 기아차도 같은 이유로 보통주 405만3633주(2209억원)를 취득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의 주가 하락은 10조원 규모의 한전 부지 매입 결정 이후 계속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 4일 시가총액 2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넘겨주기도 했다. 이틀 후인 6일 다시 탈환했지만 연초 주가 23만5000원에 비해선 여전히 낮은 가격이다.
현대·기아차의 자사주 매입에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현대차 주가는 11일에 전날보다 5.71% 급등한 17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6일 이후 나흘 연속 강세를 나타냈다. 기아차 역시 전날보다 2.02% 오른 5만5600원을 기록, 지난 5일 이후 지속되는 상승세를 이어 갔다.
앞서 현대차는 한전부지 매입 이후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배당을 늘리겠다고 시사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주주친화적 정책을 펼치기 위해 배당을 앞으로 대폭 확대하고, 내년부터 중간배당을 하는 것도 다각적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에선 배당까지 포함할 경우 현대·기아차가 소진해야 하는 현금이 1조원에 다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별기준으로 현대차의 현금성자산은 25조원인데 반해 기아차는 6조원에 못 미친다. 멕시코 공장에만 1조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자금 소요를 감안하면 기아차의 부담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멕시코 공장에 투자가 예정돼 있던 기아차가 한전부지 인수대금에 이어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으로 예상 못한 자금 소요가 크게 늘었다"며 "기아차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재고물량도 많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라 늘어나는 자금 소진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