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매각 실행은 단 1건에 불과
4만원대 주가, 2만원대로 추락
-
[11월04일 17:14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GS건설이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와 정부의 돈풀기식 경기회복정책에 기대어 재무구조개선 속도를 늦추고 있다. 파르나스호텔 매각은 사실상 내년으로 미뤘고, 다른 자산들의 매각 진행 상황도 제자리를 걷는 수준이다.
유상증자를 제외한 자산매각 완료율은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GS건설의 약속 무게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벼워지고 있다는 우려 속에 주가 하락과 시장의 신뢰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28일 공정공시를 통해 2400억원을 예상했던 올해 세전이익을 100억원으로 낮췄다. 파르나스호텔 지분을 연내 매각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매각 이익을 내년으로 넘기면서 세전이익 전망치를 낮춘 것이다. 파르나스호텔 매각은 지난 6월에 실시한 55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함께 자본확충의 가장 핵심으로 GS건설은 오는 3분기까지 매각 완료를 목표로 했다.
파르나스호텔 지분 매각은 지난 9월 한국전력 본사부지 매각 결과가 공개된 이후 진전이 없다. 한전부지 매각가 10조5500억원에 놀란 GS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거래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GS그룹내 매각 또는 재입찰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GS건설은 “호텔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강화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하는 회사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해명했다.
최근 GS건설이 GS이니마(Inima)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실시하면서 파르나스호텔 매각은 더 미뤄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GS건설은 GS이니마의 일부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을 뿐 전체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한 적은 없었다”며 “파르나스호텔 매각을 중단한 이후 GS이니마 매각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 GS건설이 발표한 매각 예정 자산 가운데 현실화한 것은 613억원(거래가격) 규모의 ‘용인기술연구소’, 단 1건에 불과하다. 서교자이갤러리는 토지 용도 변경 중이고, 대치 자이갤러리는 여전히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장부가 기준 자산매각 진척률(GS이니마 제외)은 9%에 불과하다.
GS건설이 재무구조개선에 미적거리는 데는 대주주 일가의 보유 자산에 대한 미련이 크다는 점이 가장 첫 손에 꼽힌다. 여기에 국내 분양 경기 호조, 차입금 만기 여유 등이 더해지면서 ‘굳이 자산을 서둘러 팔아야 하나’라는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PF현장 중 가장 규모가 큰 한강신도시 프로젝트가 당초 목표한 연말 50% 분양률을 넘어 90%에 이를 것으로 보이고 미사, 위례, 광명파크자이 등도 분양 성공했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들은 “GS건설을 비롯해 건설사들이 장기 미착공 프로젝트에서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전세가격 고공행진, 유동성 확대로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상환 부담이 있는 차입금은 오는 2016년 2월부터 만기도래한다. 단기차입금은 주로 유산스와 은행 일반대출로 지속적인 차환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GS건설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초래한 해외 사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239억원을 기록했지만 인도네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사업장에서 예상치 못한 원가로 700억원가량이 추가됐다. 해외 원가율은 99.3%에 달했다. GS건설은 연간 영업이익 목표도 16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기존에 주시하던 해외 현장이 아닌 곳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해 향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시간이 지나면 악성 잔고는 언젠가는 해소되지만 이 과정에서 재무구조의 훼손을 줄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이를 앞당기는 요소는 파르나스호텔 등 원활한 자산 매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지부진한자산 매각으로 한 때 4만원에 달했던 GS건설의 주가는 현재 2만원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