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LG화학·CJ오쇼핑, 만기도래 회사채 자체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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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3일 17:5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내부현금으로 상환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금리 하락으로 낮은 금리에 회사채를 차환발행 해 조달비용을 감소할 수 있음에도 보유 현금을 굴릴 만한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현금으로 채무를 상환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LG화학·CJ 오쇼핑 등은 다음 달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내부 현금으로 갚기로 결정했다. 이들 기업은 올해 반기 연결기준으로 각각 4741억원, 1조2287억원, 1863억원어치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 12월 연결 기준으로 1조4428억원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대폭 줄었는데, 이는 현금의 상당 부분을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했기 때문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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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관계자는 "내부현금이 충분한 상황에서 굳이 회사채를 발행해 차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에는 기업들이 자금운용 수단으로 이용 중인 은행예금 등의 금리가 대폭 떨어진 점이 자리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준금리 하락으로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2% 내외까지 떨어져 기업들이 보유 현금을 굴려 큰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이 때문에 현금을 활용해 부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자금운용 방법이 됐다"라고 밝혔다.
일부 기업들은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을 바로 차입금 상환에 쓰지 않고 수익을 내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운용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회사채 차환발행으로 유동성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은행 예금 등에 투자하는 이점이 크지 않아 차환발행을 나서지 않고 있다.
일례로 삼성디스플레이의 회사채 신용등급인 AA+의 3년물 개별민평(민간채권평가사가 집계한 금리평균)은 지난 12일 기준으로 은행 예금 금리 수준인 2.4%를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회사채 차환발행으로 추가로 자금을 확보해도 은행에 투자를 할만한 메리트가 높지 않은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연말을 지나 내년 초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시중 금리가 더 하락될 가능성이 있어 기업들이 계속해서 자금 운용처를 찾기 힘들 것"이라며 "여기에 경기불안으로 시설투자 규모도 좀처럼 증가하지 않고 있어 현금을 활용하는 사용처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