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투자는 잘못된 선택…"줄곧 투자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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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4일 15:0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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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BoA-메릴린치 투자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가 손실이 나고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주식을 당분간 보유하기로 했다.
안홍철 KIC 사장은 2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초 전담팀(TF)을 구성해 BoA-메릴린치의 영업 및 재무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며 “당분간 해당 주식을 그대로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KIC의 분석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하는 BoA-메릴린치의 향후 12개월 평균 예상 주가는 주당 18.09달러다. 2011년 5.56달러에서 매년 오름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미국 양적완화 종료로 내년부터 금리상승이 예상된다는 점도 이와 같은 결정에 영향을 주었다.
안 사장은 "내년 6월경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본다“며 ”금리가 오르면 예대마진이 개선돼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KIC는 이외에도 ▲지난 8월 미국 법무부와의 160억달러 규모 모기지 불완전판매 합의에 따른 소송 불확실성 해소 ▲분기배당금 상향(주당 1센트→5센트) 등을 이유로 꼽았다.
안 사장은 2008년 KIC의 메릴린치 투자에 대해서도 “잘못된 투자였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미국 최대 모기지업체인 컨츄리와이드 파이낸셜 코퍼레이션을 인수한 BoA가 메릴린치를 인수하면서, 손실폭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당시 컨츄리와이드는 미국 주택시장 붕괴로 자회사를 통해 발행했던 주택저당대출유동화증권(RMBS)에서 대형 손실을 냈다.
다만 안 사장은 당시 KIC 감사였던 자신은 해당 투자에 대해 줄곧 반대했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당시 메릴린치의 주가가 하락세라 투자시점이 안 좋다고 말했다”며 “그 이후에도 투자의 엑시트(Exit) 문제에 대해 계속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표권이 없는 감사로서는 경영진 및 운영위원회의 결정에 영향을 주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 안 사장의 입장이다.
KIC 운영위원회는 2008년 1월 14일 메릴린치 의무전환우선주 20억달러에 대한 투자를 심의․의결했으며, 하루 뒤인 15일 이에 대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그해 7월 의무전환우선주는 보통주로 조기전환됐고, 이듬해인 2009년 1월 1일 BoA가 메릴린치를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