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 매각, 日 태평양시멘트 협의 등으로 12월 이후 개시
입력 2014.11.25 09:00|수정 2014.11.25 09:00
    태평양시멘트 권한에 대해 매각자 측과 해당내용 법률검토…2~3주 걸릴 예정
    • [11월13일 14:0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쌍용양회 매각이 채권단과 일본 태평양시멘트 간의 협의로 예상보다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현재 협의 진행상황과 태평양시멘트의 지배구조 등을 고려하면, 12월 이후에야 본격적인 매각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태평양시멘트 및 쌍용양회 매각측은 이번 매각에서 태평양의 법적지위가 어느 수준인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우선매수권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 과거 채권단과의 ‘결의’만으로 얼마나 권한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산업은행(13.81%)·신한은행(12.48%)·서울보증보험(10.54%)·한앤컴퍼니(10.00%) 등 쌍용양회 채권단은 지난 2005년 회사의 출자전환 당시 ‘태평양시멘트가 요청하면 매수권을 부여하자’는 상징적 수준의 결의를 한 상태다. 배려 차원의 문구 정도로, 낮은 수준의 우선매수권(Right of First Offer)도 제공되지 않았다.

      태평양시멘트의 쌍용양회 지분율은 32.36%로 단일주주로는 가장 많다. 하지만 채권단이 보유 지분(46.83%)을 모두 매각하고 나면 인수자가 최대주주가 된다.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지 않는 한, 태평양시멘트는 이번 매각이 끝나면 경영권 없이 배당만 받는 주주가 된다.

      법률 검토는 2~3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시멘트는 법률 검토가 끝난 후 추가로 지분을 더 매입할 지, 아니면 보유 지분을 처분할지 등 자사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단에 자사 보유지분을 함께 팔아달라고 요구할 권한(태그얼롱)은 없다.

      매각자 측은 이 과정에서 태평양시멘트와 협의를 거쳐 매각일정을 짤 계획이다. 태평양시멘트가 입장을 빨리 정리할수록 매각절차를 밟기 수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채권단이 시한을 두고 태평양시멘트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알려달라고 요청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 네 곳으로 이뤄진 주식매각협의회 내부에서 협의하고 있다”며 “언제 태평양시멘트에 이야기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정황상 매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은 12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태평양시멘트의 지배구조까지 고려하면,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태평양시멘트의 주요 주주는 은행 및 보험사 등 금융사들로 이뤄져 있다. 이들이 협의를 통해 회사를 경영하는 구조다. 오너가 있는 기업에 비해 의사결정 과정이 느리다는 평가다. 

      M&A업계 관계자는 “STX에너지 매각 당시 거래당사자들이 일본을 오가면서 오릭스와 협의했기에 진행속도가 느렸던 편”이라며 “태평양시멘트는 오너가 없는 기업이다보니 협의에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