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우리투자증권 등 투자 검토…최근 두산·KT캐피탈 인수 추진
은행에 비해 인수 절차 수월한 캐피탈사 투자로 선회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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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30일 08: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J.C플라워즈(J.C Flowers & Co.)가 국내 캐피탈사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국내 은행 위주로 관심을 보여왔지만 인수 부담이 적은 캐피탈 회사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
J.C플라워즈는 올해 초부터 두산그룹과 두산캐피탈 거래 협상을 진행해왔고 얼마 전 KT캐피탈 인수의향서도 제출했다. 두 곳 중 어느 회사를 선택해야 할 지 저울질하고 있다.
두산캐피탈은 과거 연합캐피탈 시절부터 쌓아온 영업력과 중장비 기계류 할부·리스금융에 특화된 것이 장점이다. 영업자산 축소와 악화일로를 걷는 실적 추이는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반면 KT캐피탈은 관리자산 규모가 크고 수익성도 양호해 인수 부담이 비교적 덜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사업적 강점을 부각시킬 만한 부문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J.C플라워즈가 두산캐피탈을 계속 보고는 있지만 지금까지 쉽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면서 "두 회사가 장단점이 각각 있지만 두산캐피탈 협상이 계속 지연되면 KT캐피탈 인수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금융기관 전문 투자기관인 J.C플라워즈는 과거 일본 신세이은행, 네덜란드 NIBC은행 등 글로벌 대형 은행들을 사들였다. 국내에서는 2011년 우리은행 인수를 시도했고 작년에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거래에서 명함을 내밀었다. 이외에도 국내 저축은행을 매입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들어 캐피탈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은 캐피탈사 인수 절차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점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자본금 요건을 갖춰 금융위원회에 등록을 하면 캐피탈사를 운영할 수 있다. 반면 은행의 대주주가 되려면 금융위원회의 인가가 필요하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J.C플라워즈는 국내 금융사 인수로 시장 진출을 계속 준비해왔다"면서 "캐피탈도 금융사이긴 하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비교적 쉬웠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자산 규모 측면에서도 은행보다 캐피탈사가 인수 부담이 적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그간 J.C플라워즈의 투자 시도가 실제 인수로 성사되지 않아 진정성이 의심된다"면서도 "그래도 캐피탈사 인수는 조금 진지하게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