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조직개편, 합병 무산 '대비' 사업부 매각 포석?
입력 2014.12.24 07:00|수정 2014.12.24 07:00
    이달 초 조직개편 통해 일부 사업부 독자 사업 가능해져
    삼성 내 건설·플랜트 계열사로 사업부 매각 방안도 거론
    "삼성ENG 전 사업부 삼성중공업과 합병보다 각 사업부 계열사 매각이 시너지↑"
    • [12월17일 16:2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삼성엔지니어링이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과 함께 일부 사업부의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달 초 진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일부 사업부가 독자적인 사업이 가능해 짐에 따라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해 다른 계열사로의 이전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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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엔지니어링 상일동 사옥 전경(출처: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9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9부 3실'로 구성된 조직을 '9부 2실'로 축소했다. 100여명에 달하던 임원의 20%가량은 자리를 잃었다. 일부 조직은 통합되거나 이관됐다.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요 사업부문은 ▲산업환경사업본부 ▲화공사업본부 ▲발전사업본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엔지니어링본부(설계담당)의 설계담당 조직의 일부를 산업환경사업본부와 발전사업본부에 배치했다. 기존에 엔지니어링본부에서 일원화해 담당하던 설계분야를 산업환경 및 발전사업본부에서도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독자적인 사업수행 능력을 갖추게 된 셈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사업부 조정을 통해 산업환경사업본부 및 발전사업본부는 독자적 사업수행 능력을 충분히 갖추게 됐다"며 "인사·재무를 비롯한 일부 부서를 제외하고는 각자 사업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사업부 매각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화공을 비롯한 모든 사업본부를 삼성중공업과 합병해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각 사업부별로 사업분야가 겹치는 삼성그룹 계열사 내 건설·플랜트 업체로의 매각이 시너지가 더 크다는 지적이다. 현재 삼성그룹의 건설 및 플랜트 사업을 진행하는 계열사는 제일모직·삼성중공업·삼성물산 등이 있다.

      삼성전기 및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의 발주 공사는 삼성물산·제일모직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산업환경사업본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공사물량은 삼성물산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제일모직과 삼성엔지니어링이 나머지 물량을 맡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그룹 내 사업부 매각이 진행될 경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인수주체로 거론되지만, 지배구조 및 시장 점유율 등을 고려했을 때 제일모직으로의 매각이 더 유력하다는 평가다.

      회사 내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화공사업분야는 삼성중공업과 이미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2년, 삼성중공업 및 영국의 에이멕(AMEC)과 합작으로 ASOG(AMEC Samsung Oil & Gas LLC)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설계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엔지니어링의 100여명의 설계인력이 30억달러(원화 3조2850억원) 규모 나이지리아 에지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프로젝트를 삼성중공업과 협업하고 있다.

      발전사업부문은 삼성물산과 사업분야가 겹친다. 양사는 지난 2012년, 2조8000억원 규모의 카자흐스탄 석탄화력발전소(발하쉬 프로젝트)의 수주해 오는 2020년까지 설계시공 일괄(턴키) 방식으로 공동 수행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시장에서 언급되고 있는 삼성중공업과의 재합병 또는 사업부 매각에 관해서는 거론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