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6000억, 삼성토탈·테크윈 합해 5000억어치 만기도래
'합병·매각' 이슈로 '삼성 프리미엄' 통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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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9일 09: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삼성그룹이 채권시장에 본격 등장해 자금조달의 다변화를 꾀하기 시작한 건 2012년부터다. 이후 3년간 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하며 회사채 시장의 '빅 이슈어(Big Issuer)'로 자리 잡았다.
이런 분위기도 앞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내년엔 '삼성 프리미엄'을 활용하기엔 어려운 계열사들 위주로 회사채가 만기도래하기 때문이다. 삼성계열사들의 내년도 채권 발행규모는 올해 대비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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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2015년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는 총 1조8200억원어치다. 2014년에 삼성그룹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인 2조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신용등급 AA)의 만기도래분이 6000억원으로 가장 크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삼성엔지니어링(A+)과 합병을 계획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 주주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며 합병이 무산됐다. 현재는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재추진설이 시장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그룹 내 모호한 위치(position)이 채권투자를 가로막을 요인이라는 의견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합병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만기도래액 중 일부 금액만 차환하고 나머지는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에 대비해 확보해 놓은 현금을 동원해 차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합병 이슈를 떠나서 삼성중공업의 실적 개선을 장담할 수 없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내년도 조선산업 전망에 대해 "유가 하락과 여전한 선복량 과잉 등의 요인으로 수주환경이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시장 관계자들은 올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에 이어 내년에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삼성토탈(AA0)·삼성테크윈(AA0)은 합해서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만기도래한다. 이들 계열사는 한화그룹으로 경영권이 매각되는 내년 하반기에 '삼성'이란 이름표를 떼어내게 된다. 신용등급이 더 낮은 한화 계열사로의 편입이 확정된 까닭에 이전처럼 회사채 차환발행을 하기엔 무리라는 지적이다. 현재로선 사모사채 발행으로 공모채 발행을 대신하는 방법이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토탈이 자금조달처를 다각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삼성그룹의 채권발행을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삼성토탈이 보유한 매출채권을 유동화 해 회사채 차환자금을 마련하는 안을 제시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삼성'이란 이름을 내세울 수 있는 삼성 공모채는 삼성SDI 정도가 될 전망이다. 삼성그룹이 앞으로 더 주력할 예정인 전자계열사 회사채인 만큼 발행절차는 더 까다로워질 것이란 의견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SDI 회사채 몸값이 상승하면서 수수료 지급 등의 발행절차도 더 엄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