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3사 "캐피탈사·증권사 M&A 매물 다수…시장지위 변동이나 계열사 지원 등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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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월05일 11:3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올해도 캐피탈업계와 증권업계의 부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정부 규제 등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리스크로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업계 내 인수·합병(M&A) 및 구조조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NICE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이하 각각 NICE신평·한기평·한신평)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올해 캐피탈업계와 증권업계의 전망이 모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캐피탈업계는 성장성은 둔화하는데 경쟁은 심화하고 있다. 가계부채와 기업 경영환경 악화 등 국내 경기 회복이 더디다. 국내에 여신전문금융업종으로 분류되는 업체만 61개이고, 고객기반 차별화가 안 된 상황에서 저축은행 및 대부업체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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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업계가 꼽은 올해 캐피탈업계 크레딧 이슈는 ▲레버리지 규제 적용 ▲다수의 M&A 매물로 인한 이후 지배구조 변경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인한 포트폴리오 조정 등이다.
올해 12월이면 유예기간이 끝나는 레버리지 규제한도를 충족하지 못하는 회사는 하나캐피탈과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두 곳이다. 자본확충 여부에 따라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캐피탈사들이 줄줄이 M&A 매물로 시장에 나왔지만 매각 진행은 더딘 상태다. 규제와 경기둔화로 인해 업종 자체의 매력이 떨어졌다. 아주캐피탈을 제외하면 인수의향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재 매각에 나선 캐피탈사는 한국씨티그룹캐피탈·KT캐피탈·두산캐피탈·동부캐피탈·산은캐피탈·아주캐피탈 등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 때문에 가계신용대출을 총자산의 20% 이내로 줄여야하는 캐피탈사들도 고민이다. 롯데캐피탈·한국씨티그룹캐피탈·NH농협캐피탈·BS캐피탈 등은 개인신용대출에 주력해 왔지만 향후 사업계획과 포트폴리오 조정이 불가피하다.
한신평은 "캡티브업체 및 자동차금융 중심의 대형 캐피탈사를 제외하면 사업기반이 취약하고 수익모델이 불안정하다"며 "기업 및 부동산금융은 위험이 크고, 개인금융은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어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각 업체의 고심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평은 "2015년에도 개별 캐피탈사별로 신용등급 차별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등급 하향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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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저금리·저성장 추세 속에 국내 기업 실적 저하 등 불리한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까지 증가하고 있다.
올해 증권사 모니터링 요소로 ▲M&A 등 경쟁구도 변화가능성 ▲수익성 추이 ▲우발부채 등 유동성 관리 등이다.
수익의 과반 이상을 의존했던 위탁매매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투자은행(IB), 자산관리 부문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 최근 금리변동에 따른 채권평가손실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수익성 악화는 결국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약정 등 우발채무 증가로 이어져 재무안정성까지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NICE신평은 "위탁매매 중심의 수익구조를 어떻게 탈피할 수 있는지가 증권사들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보이며, 수익구조 다변화 및 신규 수익원 창출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기평은 "NCR 산출체계 개편에 따라 대형사를 중심으로 투자여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레버리지 비율 규제도 외형 확대는 어려워져 우발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양적·질적 분석을 병행해 우발부채 관리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별 증권사의 지점축소,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뿐 아니라 M&A로 인한 업종 내 구조조정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아이엠투자증권이 합병됐고, 올해에도 현대증권 매각이 예정돼 있다.
한신평은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합병같은 대형 증권사 탄생이 전체 시장지위 개편에 미치는 영향,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의 아이엠투자증권 인수처럼 사업기반 확대 목적의 M&A가 중위권 증권사의 시장지위 재편에 미치는 영향 등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