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매각 "일단 시작해본다...결과는 미지수"
입력 2015.01.13 07:00|수정 2015.01.13 07:00
    연내 RCF 이자잔고 바닥…내년 인수금융 및 펀드만기 도래
    인수후보들 상황 변동 적어…최대변수는 '가격'과 '구조'
    • [01월12일 16:0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예정된 대형 매물이었던 씨앤앰(C&M) 매각이 연초부터 시작된다. 이번 매각은 MBK파트너스 사모펀드(PEF) 만기가 슬슬 도래하고 있어 "어쨌든 시작해본다"는 차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올해 RCF이자 잔고 바닥…내년 펀드ㆍ인수금융 만기도래, 주요 후보기업 총수들 부재 여전

      매각자인 MBK파트너스는 주요 후보들에게 씨앤앰 매각 티저레터(Teaser Letter)를 배포했다. 매각주관사는 골드만삭스.

      씨앤앰에 투자한 PEF는 MBK파트너스의 1호 블라인드 펀드인 'MBK파트너스', 또 공동 투자자인 맥쿼리의 1호 블라인드 펀드인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 등이다. 이들 펀드는 2005년 9월 등록됐으며 운용기한 10년, 만기가 2016년에 도래한다.

      물론 투자자(LP)들의 동의에 따라 2년간 만기 연장이 원칙적으로 가능하고, 맥쿼리 펀드의 경우는 만기 연장이 이미 합의됐다.

      다만 조단위 거래 매각과정이 길게는 1년 가까이 소요됨을 감안할때, 슬슬 펀드만기를 감안해 수익확보(Exit) 노력이 시작되어야 할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어떤 식으로든 올해 본격적인 씨앤앰 매각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2조2000억원에 달하는 씨앤앰 인수금융 만기도 내년 도래한다. 2012년 6월에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한 대주단을 상대로 4년짜리 리파이낸싱을 했는데 이 만기가 2016년 6월이다. 이제 1년 6개월이 남은 셈이다.

      그 과정에서 빌린 이자상환용 한도대출(RCF)의 여력도 슬슬 바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시장에서는 이 RCF 잔고가 2015년이면 바닥이 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대주단이 '빠른 상환'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RCF한도를 넉넉하게 제공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더 큰 이슈는 시간이 더 지나도 '인수 후보군 부재' 상황이 바뀌기 어렵다는 점이다.

      씨앤앰 매각이 거론될 때마다 "유력한 인수후보인 대기업 총수들이 모두 옥중에 있어 재가를 받기 어렵다"는 우스갯소리가 적지 않았다. 실제 주요 후보군으로 꼽힌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공백이 여전하고 상고심도 2월말로 거론되고 있다. SK그룹도 최태원 회장 부재 상황도 마찬가지. 오는 3ㆍ1절 특사 언급이 나왔다가 대한항공 사태 이후 반기업 정서가 격화되면서 쑥 들어간 상황이다.

      종합하면, 펀드 만기는 도래하고 슬슬 대출금은 갚아야하고 인수후보들의 상황도 시간이 지난다고 더 바뀌기도 힘들다. 그럴바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정식절차로 매각을 시작해 보는것이 차라리 낫다는 결론이 나올 만한 상황이다.

      또 일단 매각을 한 번 시도해봐야 씨앤앰 투자에 걱정했던 MBK파트너스의 투자자(LP)에게도 뭐라고 설명할 근거가 생긴다. 여기에 최근 골머리를 앓았던 씨앤앰 협력업체 계약종료 근로자 고용문제도 합의에 이른 상황이어서 매각의 촉진제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Jㆍ태광ㆍ통신3사에 해외후보까지…거래 성사 시킬 '묘수' 궁금증

      티저레터가 배포된 곳은 그동안 거론됐던 거의 모든 후보군들이다. CJ그룹이나 태광그룹은 물론, SKT-KT-LGT의 '통신3사'는 기본. 여기에 해외의 주요 통신관련 기업이나 투자자들에게도 인수의사를 타진하게 된다.

      씨앤앰이 매각대상으로는 워낙 덩치가 크다보니 한때 '분할매각' 등이 거론된 바 없지 않다. 다만 이번 매각은 '보유 지분 전체와 경영권'에 대한 '통매각'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매각대상이 이렇게 확정되더라도 '유두리'는 있을 전망이다. 인수후보들이 "어떤 부분만 사겠다" 또는 "어떤 딜 구조로 인수를 원한다"라고 다양하게 제안할 경우, 이를 굳이 쳐낼 이유는 없는 상황이다.

      관건은 역시 가격. 인수 당시 케이블 TV 가입자 1인당 100만원대 값어치를 주고 인수했는데 이 밸류에이션을 얼마까지 요구하고 후보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여부다. 매각자-인수자를 모두 만족시킬 딜 구조나 '묘수'가 마련될지도 역시 관심사.

      현재까지 여러 투자은행(IB)들과 관계자들이 씨앤앰의 상장(IPO) 또는 경쟁사와의 합병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짜보았지만 딱히 이렇다할 좋은 인수구조가 나오지 않았다.

      물론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최근 중국계 투자자들의 한국 미디어 인수관심등을 반영할 때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이번 매각은 단순히 MBK파트너스와 맥쿼리 등 사모펀드의 투자금 확보 이슈에만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씨앤앰이 꾸준히 이익을 내는 회사다보니 꼬박꼬박 이자를 갚고 있어 문제는 되지 않았지만, 2조원이 넘는 인수금융 만기를 앞두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아니면 제2의 사모펀드발 실트론 사태가 발발할지 여부가 시장에 미칠 여파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