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은행 조기통합해도 해결 과제 산적
입력 2015.01.13 07:00|수정 2015.01.13 07:00
    [weekly Invest]
    협상단 대화 교착상태, 통합승인 강행 부담
    판관비 증가, 저금리 및 부실기업 손실 실적에 악재
    • [01월11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하나금융의 하나-외환 원뱅크(One Bank) 출범이 가시화했다. 금융당국이 조기통합을 추진하는 하나금융에 힘을 실어주면서다. 하지만 노조와의 관계 회복과 회사의 영업력 회복 등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두고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간의 대화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지난 8일 저녁 하나금융 협상단과 노조는 대화의 자리를 가졌지만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자리에는 김한조 외환은행장도 참석했다.

      대화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하나금융은 이달 내 금융위원회에 통합승인신청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가 노사 협상이 결렬돼도 하나금융이 통합승인신청서를 제출하면 승인해주겠다며 노조를 압박하는 등 하나금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렇다고 하나금융 입장에선 노조와의 갈등을 두고만 볼 수는 없는 입장이다. 일방적인 통합 강행에 대한 비난이 일 수 있고, 자칫 금융노조 쟁의 더 나아가 소송까지 야기시킬 수 있다. 이에 하나금융은 끊임없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끝까지 외은 노조와 대화로 풀어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은행권 전반의 실적 부진, 그리고 하나금융의 조기통합 비용도 부담이다.

      2012년 1조6000억원이었던 하나금융의 순이익은 2013년 9000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작년 실적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되는 저금리 구조에 NIM(순이자마진)은 떨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은행권 전반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현 시점에서 통합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하나금융은 조기 통합에 따른 광고와 IT비용 등 일회성 비용을 5년간 25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외은 노조가 요구한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세부사항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추가 인건비용만 1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거기에 더해 기업대출과 관련된 손실금도 걱정거리이다. 하나은행은 모뉴엘 관련 870억원에 대한 추가 충당금도 쌓아야 한다. 또 대한전선과 관련해 570억~630억원의 유가증권 감액손실을 기록, 시중은행 중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양행의 영업력과 직결된 IT 전산통합의 합의도 해결 과제다.

      IT전산통합은 어느 한 시스템을 버릴 수 없어, 양측에 예민한 사항이다. 현재 하나금융은 양행 중 비교우위에 있는 시스템 위주로 개편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업계에서는 하나은행 중심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좀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점에서 양 협상단 마찰의 소지가 남은 셈이다.

      한 은행의 IT담당자는 "통합 전 IT전산 통합을 위해 하나-외환 시스템의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고, 폐기되는 시스템의 장점을 잘 반영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양측의 충분한 분석 및 합의가 IT전산통합의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