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만으론 불안한 LG화학, '소재사업'서 성장동력 모색
입력 2015.01.26 07:00|수정 2015.01.26 07:00
    [Weekly Invest]
    재료사업부 신설…배터리·OLED 등 소재사업 힘 실릴 전망
    '무기소재 석학' 이진규 서울대 교수 영입…중앙연구소 2인자 자리에
    • [01월25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LG화학은 LG전자와 더불어 LG그룹을 지탱하는 한 축이다. 그룹의 모태이자 꾸준한 성장을 바탕으로 이익을 내온 캐시카우(Cash Cow)이기도 하다. LG전자보다 존재감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석유화학 업황 둔화와 함께 회사의 수익성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LG화학은 새 먹거리 찾기에 바쁘다. 이번엔 소재사업이다. 석화사업만으로 생존이 힘든 시장환경에 대처하는 모습이다. 

      LG화학의 수익성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가 가라앉은 여파가 컸다. 경기변동에 민감한 업황특성상 화학기업 대부분이 이를 비켜가지 못했다. 석화사업의 영업이익은 3년 전보다 1조원가량 줄어들었다.

    • 최근엔 제2의 내수시장인 중국의 화학제품 자급률이 올라가고 있다. 값싼 셰일가스 기반의 화학제품도 경계 대상이다. 업계에선 LG화학이 석화사업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지 오래다.

      회사는 새 먹거리를 물색하며 시장환경에 대처하고 있다. 2차전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전자소재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연초 재료사업부를 신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보전자소재 사업본부와 별도로 소재개발을 전담할 곳을 만든 것이다. 일본 미쓰이(Mitsui) 출신의 노기수 부사장(前 LG화학 기능수지사업부문장)이 해당 부서를 이끌고 있다.

    • 최근에는 무기(無機) 나노소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이진규(사진) 서울대 화학부 교수를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위원으로 영입했다. 이 교수는 ▲나노소재 합성기술 ▲나노입자 표면 개질 및 분산기술 등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106건의 학술논문을 발표했고, 10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중앙연구소는 LG화학 연구·개발(R&D)의 컨트롤타워다. 회사의 모든 사업(석화·정보전자·전지 등)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연구한다. 이곳의 수석연구위원은 연구소장 다음으로 높은 자리며, LG화학 전무급에 해당하는 직위다. 이 교수는 다음달부터 신개념 전지소재와 유·무기 하이브리드 복합체 등 무기소재 관련 연구를 총괄할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미래사업으로 각광받는 무기 나노소재 연구를 시작했다”며 “해당 기술은 2차전지·양극재·탄소나노튜브 등 전자소재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회사가 지속적으로 투자해온 자동차용 2차전지 및 OLED 관련 소재사업에 힘을 실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무기 나노소재까지 하겠다는 것은 OLED나 2차전지 소재에 대한 R&D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석화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려는 글로벌 화학사들의 움직임과 유사한 모습이다. 독일 바스프(BASF)는 창립 후 150년간 신사업 투자를 통해 성장해왔다. 무기소재 사업도 다양한 제품군을 거느리고 있다. 바스프 한국법인 또한 지난 2000년 무기화학사업부를 신설해 관련 제품을 생산 중이다.

      미국 다우케미칼 또한 생명공학·제약·친환경소재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기초화학사업부는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석화사업은 구조조정하는 움직임이다. 한화케미칼이 한때 인수를 검토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바스프, 다우케미칼 등 글로벌 화학사들은 사업포트폴리오를 석화 중심에서 다른 사업군으로 옮기고 있다”며 “LG화학도 기존 소재기술을 한 단계 높이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