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에 대한 동국제강과 시장의 엇갈리는 시선
현금성자산 8778억원…총차입금은 3조3445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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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월23일 19:13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팔지 않는다"(동국제강)
"팔 수 밖에 없을 것이다"(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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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수하동에 위치한 '페럼타워'
동국제강이 사옥으로 쓰고 있는 '페럼타워(Ferrum Tower)' 매각설이 다시 한번 일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팔지 않겠다. 팔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재무 상황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라고 매각설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은 '동국제강은 팔고 싶지 않겠지만 팔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선을 좀처럼 거두지 않고 있다.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의견도 나온다. 시장의 시각은 동국제강의 현재 재무여건과 향후 사업 전망에서 나온 추론이다. 페럼타워를 매각하지 않고는 목표한 차입금 감축이 어렵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6월 주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차입금 감축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해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산은 관계자는 "동국제강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의 핵심은 차입금 감축이며, 3년 안에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9월말 기준 8778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했다. 그러나 총차입금은 3조3445억원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동국제강의 차입금을 1500억원의 유상증자와 영업현금흐름으로 줄이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시황 악화로 실적도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야심차게 투자한 브라질 제철 사업(CSP)은 완공이 지연됐고, 고로 안정화를 통한 수익 창출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도현 NICE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현대제철이 현대중공업에 후판을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동국제강의 후판 매출 실적이 급감했다"며 "국내 건설업도 경기도 좋지 않지만 저렴한 중국산 철강재 수입으로 당분간 매출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차입금 감축을 위해 매각이 가능한 자산도 충분치 않다는 평가다. 동국제강의 원료 및 제품 운송을 담당하고 있는 인터지스가 자회사 가운데 가장 크다. 시가총액은 1100억원이다. 그러나 사업 연관 자회사로 매각 대상으로는 보기 어렵다.
결국 차입금을 줄이려면 '페럼타워'를 매각할 수 밖에 없다는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거론되는 페럼타워의 가치는 5000억원 이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회사채 차입금을 상환하고 있지만 시황 회복 지연과 다른 매각 가능 자산 부족으로 페럼타워 매각은 시간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들은 동국제강에 페럼타워 매각을 권유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자구계획안 발표 이후 다수의 부동산 컨설팅 업체들이 동국제강과 접촉하면서 3.3㎡당 3000만원에 매각할 수 있다고 설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페럼타워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아직까지 팔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동국제강이 소유한 가장 비싼 자산으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섣불리 매각을 추진하기는 어렵다. '페럼(ferrum)'이라는 말이 라틴어로 '철'을 의미하는 만큼 회사의 상징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장 회장의 페럼타워에 대한 애착도 크다.
산은 관계자는 "브라질 제철소가 완공되기 전까지 올해 경영을 잘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