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정유업종 회사채 기피로 장기물 성적 부진"
내달 발행나선 현대중공업에 부담 작용 가능성
-
[02월09일 14:4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삼성중공업이 5년물 회사채 발행 계획을 접고 3년물만 발행한다. 조선사들의 부실이 이어지자 기관투자가들이 장기물 투자를 기피한 결과다. 삼성중공업의 회사채 발행이 다음 달 이뤄질 현대중공업의 회사채 발행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신용등급 AA0)은 3년물 2000억원·5년물 1000억원 등 총 3000억원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지난 5일 진행했다.
-
수요예측 결과 총 7200억원어치의 기관투자수요가 희망금리밴드 내로 참여했다. 이 중 97%에 해당하는 7000억원의 투자수요가 3년물에만 쏠렸다. 5년물 투자수요는 발행예정액의 20%인 200억원에 그쳤다.
삼성중공업은 5년물을 발행하지 않는 대신 3년물 발행규모를 3000억원 늘려 총 5000억원어치의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발행금리는 금리밴드 상단인 3년물 개별민평(민간채권평가사가 집계한 금리평균)에 2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으로 확정됐다.
삼성그룹 채권발행 담당자는 "조선·정유 등 업황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업종의 회사채 장기물에 대해서는 기관투자가들의 투자가 제한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수요예측 실시 일주일 전에 발표된 연간 실적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중공업의 2014년 영업이익은 해외사업 손실로 전년보다 80% 감소한 1830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3년물에 투자수요가 대규모로 몰린 이유는 그나마 공모희망금리 상단을 개별민평 대비 20bp까지 높인데 기인한다. 우량 회사채가 부족한 상황에서 '삼성 프리미엄'도 일부분 작용했다.
2월 말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서는 현대중공업(신용등급 AA0)의 만기 설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생겼다. 현대중공업은 차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 달 초 3·5년물 총 3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주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5년물 발행을 포기한 상황에서 연간 실적 발표에서 드러날 부실 규모에 따라 장기물 소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