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오릭스PE 대표 "국내 기관투자자 유치해 수익 향유하게 할 것"
입력 2015.02.26 07:20|수정 2015.02.26 07:20
    "현지 기업과 동반상장은 오릭스의 전략…韓 투자, 오릭스PE코리아 독립적으로 진행"
    LG실트론 지분 인수 희망…"PEF 시장에 좋은 투자선례 남기고 싶다"
    오릭스 해외 수익 비중 40%…日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 [02월25일 13:5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코리아(오릭스PE)는 올해부터 투자 정책과 전략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이종철<사진>오릭스PE대표는“지금까지는 오릭스의 자기자본을 이용해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한국팀(오릭스PE)이 독립적으로 투자에 나선다”며“국민연금, 새마을금고 등 국내 기관투자자와 함께 투자하고 투자 수익을 나누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투자가 현대증권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동반성장이 오릭스의 전략”이라고 전제하며“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하고 국내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성장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일본계, 먹튀 자본 논란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했다. 그는 제일교포 2.5세이기도 하다. 인터뷰 중간중간“우리나라에 기여하고 싶다”는 언급을 자주했다.

      —한국 투자는 언제부터 담당하게 됐나.

      “2003년 오릭스에 입사한 후 2005년부터 한국 투자 업무를 맡아 대한생명지분 매각에 참여했다. 현재 CEO인 이노우에 사장이 당시 부장이었는데, 이거래는 오릭스가 한국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한국투자팀을 만든 후 첫 거래가 STX엔파코(현,STX중공업) 투자였다. 오릭스PE를 세운 것은 2010년이다”

      —한국 투자 확대는 오릭스의 정책인가.

      “투자성과가 좋아 한국투자가 늘었다. 오릭스 본사의 한국 투자에 대한 신뢰도 높았다. 오릭스의 정책에 따라 한국사업을 키우고 금융분야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증권 인수 추진만 해도 오릭스 본사의 방침이라기 보다는 오릭스 한국의 욕심이 더 컸다. 오릭스 본사에서는 현대증권 인수를 반대했다.

      오릭스가 한국에서 저축은행과 캐피탈 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가 있으면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투자하게 됐다. 현대그룹 구조조정에 참여한 것도 한 배경이기도 하다.”

      오릭스 본사에서 한국시장은 중국과 동등한 위치에 있다. 이 대표는“오릭스 그룹 내에는 3개 실이 있는데 경영기획실, 중국실과 함께 한국실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오릭스 본사에서 한국실장을 맡고 있다.

      —오릭스의 한국 투자는 전략적 투자와 재무적 투자의 경계가 모호하다.

      “사실 구분하기 어렵다. 오릭스의 사업모델은 금융과 상사의 결합 형태이다. 일본 자동차 사업도 금융에 기반을 두고 자동차로 파생하는 것이며 부동산 개발, 자산관리 등이 그렇다. 해외 진출 시에도 오릭스는 전략적 투자자와 함께 하는 형태로 투자한다. 오릭스 내부적으로도 해외에서는 ‘동반성장한다’는 정책이 있다. 첫 한국 진출이 장기신용은행과 조인트벤처였다. STX에너지 역시 경영권은 넘겼지만 지분 25%는 여전히 가지고 있다. 향후 함께 해외 진출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오릭스는 유연하게 투자하고 있다”

      —STX에너지 인수와 매각 과정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컸다. 일본 자본이라는 꼬리표도 극복해야할 점이다.

      “금융시장에서 부정적인 평가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가 먹튀 논란이다. 오릭스는 절세를 목적으로 조세회피지역에 SPC를 만들어 투자하지 않는다. 외국 투자자가 자본 차익을 가져간다고 하는데, 올해부터 오릭스의 한국 투자 정책에 변화가 있다. 지금까지는 오릭스의 자기자본을 활용했지만 앞으로는 PEF를 통한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한국팀 자체가 독립적인 조직이다. 오릭스는 PEF의 간판 LP이며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등 국내 기관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해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투자 수익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에 있는 유니슨캐피탈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

      두번째와 세번째는 일본계와 대부업이다. 오릭스는 전체 수익의 40%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오릭스는 대부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알아줬으면 한다. 오릭스는 글로벌 기업으로 현지의 평판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딜(Deal)을 진행할 때 IB, 즉 자문사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IB와 함께한다는 것은 입찰 형태의 거래에 참여하는 경우인데, 오릭스는 독점권을 가진 딜을 선호한다. 기업 구조조정 거래에 참여가 많은 이유다. 투자 수익만을 위한 게 아니라 해결책을 찾아가는 점이 오릭스의 장점이다. 이를 위해선 상대와 깊은 대화를 나눠가며 고민하고 투자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단순 입찰 형태의 거래에서는 그렇게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KT렌탈 인수전에는 IB를 고용했지만 앞으로 이같은 거래를 얼마나 더 할지는 잘 모르겠다.”

      —저축은행과 캐피탈회사에 이어 증권사까지 인수하게 된다. 시너지 창출 방안은.

      “현대증권 인수의 가장 기본적인 포인트는 크로스 셀링(Selling)이다. 대기업도 있지만 중견기업 대상으로 재무구조가 약한 곳을 찾아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며 부가적으로 자금 대여와 조달 등 여러 방안을 내볼 수 있을 것같다.”

      은행 인수 계획을 묻자 그는“규제와 규격화된 분야에서는 새로운 것을 할수 있는 게 없다”며“변화하고 진화하고 고민하며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게 오릭스의 방침”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증권에 대한 향후 성장 방안은.

      “우선 전문가 영입을 확대하고 해외진출을 도모할 예정이다. 오릭스의 현대증권 인수 펀드에 중국 자본의 투자를 유지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한국-중국-일본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해외 진출은 M&A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프로젝트파이낸싱, 코퍼레이트파트너십 형태의 투자 등 다양하다.”

      —올해 투자 계획은.

      “올해 상반기는 현재 인수 추진 중인 딜을 잘 마무리하고 하반기를 대비할 계획이다. 보고펀드와 KTB PE가 투자한 LG실트론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오릭스의 투자로 일련의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PEF 시장에 새로운 투자 형태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블라인드펀드 조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