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사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신한금융
입력 2015.03.03 07:00|수정 2015.03.03 07:00
    조용병 행장 선임 두고 안팎 평가 갈려
    신한은행 "다양한 업무경험·글로벌 사업 역량을 기준"
    금융업계 "신한사태 트라우마가 주요한 선임 영향"
    • [02월27일 15:5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사진)의 신한은행장 내정을 두고 안팎에선 의외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금융업계에선 신한사태에 대한 '트라우마'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 신한은행은 조용병 행장 내정자에 대해 크게 ▲다양한 업무경험 ▲글로벌 사업 역량 등을 선임 배경으로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전통적으로 영업 1등이 행장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업력에 큰 무게를 둬왔다. 조 행장 내정자가 각 영업 지점 및 부행장 재직당시 영업성과 면에서 뛰어났다는 평가다.

      조 내정자는 뱅커 시절 뉴욕지점장 및 글로벌 사업 경험을 두루 거쳤다. 특히 글로벌 그룹과 교류가 잦은 자산운용사 사장직 경험이 행장 선임에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최대 목표로 해외 시장 성과를 내건 만큼 글로벌 성과에 관심이 큰 데 따른 것이다.

      나이도 무시할 수 없다. 조 행장 내정자는 57년생이다. 그 외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김형진 지주 부사장 모두 58년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조직의 안정성을 위해 타 후보군보다 연장자인 조 행장 내정자를 뽑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한은행장 선정 기준이 몇년 째 '신한사태'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도 있다. 신한사태가 발생한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인사에 있어 주요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

      당초 유력 행장 후보에는 김형진 부사장, 위성호 사장, 이성락 사장, 임영진 부행장 등이 거론됐다. 조용병 내정자는 후반부에 급부상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농심 사외이사 논란이 거세진 것이 신한금융 회장추천위원회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얘기도 공공연하게 나온다.

      위성호 사장과 이성락 사장은 각각 라응찬 전 회장 측, 신상훈 전 사장 측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김형진 부사장은 신한사태 당시 투병 등으로 신한사태에 깊이 관여되지 않았지만, 라 전 회장의 측근으로 여겨진다. 반면 조 행장 내정자는 어떤 라인에도 속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볼때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지 않은 것이 이번 행장 선임의 주요 기준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으로 2년 가까운 임기를 앞둔 한회장의 성향을 볼때 논란이 덜 될만한 인물을 뽑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한사태와 연관된 인물이 수장직에 있을 경우, 시장에서 계속 형성되는 잡음을 우려한 것 같다"며 "그러한 잡음이 은행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신한사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라 회장과 신 사장 라인이 아닌 중립지대 인물을 뽑았다"며 "조행장이 은행 경쟁력을 끌어올려 확실한 리딩뱅크를 만들 수 있을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