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여력 약화된 만도, 자본확충 위해 영구채 발행 추진
입력 2015.03.05 07:00|수정 2015.03.05 07:00
    이달중 30년 만기 사모 영구채 2000억 발행 추진
    한라그룹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부채비율 상승
    9월 만기도래 회사채 차환에 쓰일 예정
    • [03월03일 10:27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만도가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한라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과정에서 재무여력이 떨어져 자본확충을 하겠다는 포석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만도는 오는 25일 30년 만기 2000억원 규모의 사모 영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조달자금은 올해 9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에 쓰일 예정이다. 차환되는 회사채는 2012년 9월 3.13%의 금리로 발행됐다. 하반기 금리상승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차환자금을 마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인 영구채와 같이 5년 뒤 조기 상환될 수 있는 콜옵션(Call-option)이 붙을 예정이다. 콜옵션이 행사되지 않을 경우 200bp(1bp=0.01%포인트)의 가산금리가 추가되는 스텝업 조항도 포함될 전망이다.

      영구채 발행을 추진하는 것은 지난해 한라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돕느라 상승한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다.

      만도는 지난해 9월 한라그룹이 순환출자를 끊기 위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한라홀딩스(47.8%)와 만도(52.2%)로 인적분할됐다. 이때 만도의 현금성 자산 5000억원 중 4500억원이 한라홀딩스로 이전됐다. 한라홀딩스는 이 자금을 ㈜한라(옛 한라건설)가 보유 중인 만도 지분을 매입하는 데 활용하며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한라그룹은 ㈜한라-만도-한라마이스터-㈜한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함이란 명분을 강조했다. 시장에선 2013년 불거진 ㈜한라에 대한 우회지원이라 지적하며 '우량계열사의 부실계열사 지원'이란 논란이 재점화됐다. ㈜한라는 2013년에도 3000억원어치의 자금을 만도로부터 지원을 받았지만 연간 영업손실 2507억원, 당기순손실 4281억원을 기록했다.

      정몽원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현금을 소진한 만도의 부채비율은 분할 전 157.4%에서 분할 후 241.5%로 높아졌다. 이에 자체적인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에 나선 것이다.

      이번 영구채의 신용등급은 후순위성을 반영해 만도의 현재 신용등급인 AA-보다 한 단계 낮은 A+가 될 전망이다.

      만도는 “영구채 발행을 검토만 하고 있을 뿐 대표주관사 선정 등 구체적인 사항들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