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이탈·건물안전 등 문제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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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월12일 17:0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운용 수수료·투자 자문 수수료가 등 부동산 거래 수수료가 낮아지자 건물관리 수수료까지 낮아지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관리비를 줄이느라 인건비부터 삭감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물 관리 수준과 안전성을 따져본다면 관리비 줄이기는 능사가 아니란 이야기가 나온다.지난해 서울 도심 지역에서 거래된 한 최고급 업무용 빌딩의 건물관리 비용은 3.3㎡당 700원이었다. 관리회사 선정 입찰시 시장 선두권에 있는 업체가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건물주도 입찰 결과를 보고 "이렇게까지 관리비를 공격적으로 써낼 줄 몰랐다"며 깜짝 놀랐다.
또다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 1000원~2000원대 관리비도 많았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며 "강남 테헤란로 업무용 빌딩들은 3.3㎡당 300~500원대 관리비도 다수다"고 말했다.
투자자는 운용사·투자자문사 등과 거래 수수료를 낮췄고, 거래 이후 꾸준히 들어가는 관리비용도 낮추고 싶어했다. 관리비용이 내려가다보니 건물관리회사도 단순 시설관리 용역을 줄 때 낮은 가격대를 선호하게 됐다.
관리회사들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경쟁사가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회사부터 국내계열 회사까지 다양한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한다. 결국 건물주가 원하면 인건비를 줄이거나, 회사에 남는 이익을 낮게 유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하는 수준까지 계속 버텨가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관리비 절감은 인건비 감소로 이어져 건물의 관리 수준이나 안전성까지 위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에서 직접 파견하는 회계 및 임차인 관리 등 담당 인력의 인건비가 줄어들고 있다. 중소형 건물의 경우 한 명의 인력이 인근의 여러 건물을 같이 관리하고, 대형 건물은 인력을 덜 쓰는 추세다. 자산을 실제로 관리하는 인력은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력이 필요하지만 적당한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다.
건물의 단순 시설관리를 위한 용역을 줄 때도 가격을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건물의 안전도 취약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시설관리 인력을 고용할 때 보안인력으로 나이든 사람을 고용하거나, 관리데스크를 줄이거나, 일인당 청소면적을 더 주는 식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수수료 상황 때문에 종합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중에는 '패키지딜'에 신경쓰는 곳들도 생겼다. 부서별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다르지만 부서간 회의를 통해 시장 동향이나 의견을 공유한다. 투자 자문 수수료부터 건물 관리를 위한 서비스 수수료 등을 합산해 회사가 전체적으로 가져가는 이익을 가늠해 보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관리비 아끼기에 골몰하는 현상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자에도 손실이다. 매각시 차익을 높이려면 임차인이나 건물 상태 등을 높은 수준으로 관리하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관계자는 "부동산 투자시 매입과 매각하는 상황이 다르고, 부동산 종류별 특성이 달라 투자자문과 관리업체를 따로 지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동산마다 관리 노하우도 다른데 가격에 신경 쓰다가 건물 관리 수준이 낮아지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