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동부메탈 대주주에 250억 이상 사재출연 요구
김준기 회장, 경영권 확보 의지·자금조달 가능성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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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월15일 09: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동부메탈 채권단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에게 사재출연을 요구했다. 김 회장의 출연 여력이 거의 소진 돼 채권단의 요청에 응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동부그룹에 동부메탈 지원을 요청했다. 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동부그룹의 답변을 받는 대로 워크아웃 안건을 채권단 회의에 부의할 계획이다.
동부메탈은 지난달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채권단은 지난 5일 무담보 사채권자의 상환 유예 동의를 조건으로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했다. 채권단은 오는 5월 만기도래하는 320억원의 담보부사채 상환자금과 운영자금으로 총 8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5월 만기도래 담보부 사채는 대환대출을 통해 상환할 예정"이라며 “담보권을 채권단이 확보하기 때문에 실질 자금 지원 규모는 5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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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은 500원 가운데 절반에 대해 김준기 회장 일가의 사재 출연을 요구했다. 경영에 책임이 있는 만큼 손실도 함께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재출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주주에 대한 차등감자 및 출자전환을 통해 회사 경영권을 가져오는 방안이 워크아웃 안건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재출연을 해야 동부메탈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지만 김 회장 일가의 여건은 그리 녹록지 않다. 동부메탈의 최대 주주인 동부하이텍은 매각 절차를 밟고 있고,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자회사를 지원할 정도의 여력은 갖추고 있지 않다. 김 회장 일가가 보유한 동부화재 등 계열사 주식 대부분은 금융기관이 담보로 잡고 있어 추가적인 자금 조달 여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채권단의 사재출연 요구는 경영 부실 책임을 물어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또한 지난해 김 회장은 서울 한남동 자택을 담보로 내놓으며 사실상 마지막 사재를 출연했다. 출연할 사재가 있었더라면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등 계열사 지원을 위해 이미 내놨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