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면세점 전쟁 ⑤]
세계 면세점 1위 업체 듀프리, 공격적인 M&A 행보
최근엔 롯데면세점·호텔신라도 M&A 적극 추진
"유럽·미국 업체와 국내 업체간 M&A 경쟁 치열해 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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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월13일 09:3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글로벌 면세점 업계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 확장이 한창이다. 요우커(遊客) 열풍에 면세점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전쟁이 뜨거워지면서다. 기존 유럽·미국 업체뿐 아니라 국내 업체들도 M&A에 적극적이다.
글로벌 면세점 시장은 전통적으로 유럽과 미국 업체들이 주도했다. 세계 10위권 내에 면세점 업체 중 다수가 미국과 유럽의 근거지를 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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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글로벌 면세점 1위 업체는 듀프리(Dufry)다. 듀프리는 공격적인 M&A를 통해 성장했다. 2010년 이후로는 매년 M&A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세계 5위의 면세점 업체인 스위스의 뉘앙스 그룹(Nuance Group)을 인수하며, 세계 1위 업체로 발돋움했다. 올해엔 세계 6위의 월드듀티프리(WDF)를 인수하며,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듀프리의 뒤는 DFS가 쫓고 있다. DFS는 루이비통을 비롯한 명품브랜드 다수를 보유한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그룹의 계열사다. 듀프리가 뉘앙스를 인수하기 전까지 줄곧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던 회사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DFS는 자사의 명품브랜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면세점 사업에 진출했다"라며 "캡티브 중심의 사업구조라 매출증대가 크지 않아 금융위기 직후에는 면세점 사업을 매각하려고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면세점 수요가 증가하면서 분위기가 변했다. DFS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에 발맞춰 이들이 자주 찾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면세점 추가 개점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면세점 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는 요유커라 불리는 중국관광객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인의 해외여행 이 증가하면서 면세점 시장도 커졌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보스톤컨설팅그룹(BCG)은 2013년도 542억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면세점 시장은 2015년에는 6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대략 일본 전체 백화점 시장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최근에 일어나는 일련의 M&A도 중국인 관광객의 면세점 수요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듀프리를 중심으로 선두 업체들은 M&A를 통해 면세점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당시만 하더라도, 소비 부진의 여파로 글로벌 면세점 업계도 부진했다"라며 "이후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인해 글로벌 면세점 시장이 커지면서, 글로벌 업체들이 브랜드 인지도 및 시장 영향력 강화를 위해 M&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년 사이에는 시장판도가 바뀌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몸집 불리기를 하며 글로벌 면세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등장했다.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는 2013년 기준으로 각각 세계 4위와 7위의 면세점 업체다. 이들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탈리아의 WDF(World Duty Free) 인수전에 나섰지만, 듀프리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WDF를 인수에 성공했으면 DFS를 제치고 세계 2위의 면세점 업체가 될 수 있었다.
호텔신라는 기내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미국의 기내면세점 1위 업체인 디패스(DFASS)를 인수했다. 기내면세점은 임차료가 들지 않아 알짜사업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들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 상승 및 해외시장을 개척한다는 구상이다. 규모로는 세계적인 업체가 됐지만, 브랜드 인지도나 해외시장 경험이 경쟁 업체 대비 부족해 M&A룰 통해 이를 극복하겠단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기존 미국·유럽 중심의 면세점 업체들과 국내 업체들간의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