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스팩 합병대상 기업 지정감사인 배정 의무
3월까지 합병 추진 스팩 5~6곳 이상
"감사보고서 제출 시즌과 맞물려 회계법인 평가비용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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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월22일 09: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오는 4월부터 지정감사인 제도 도입에 앞서 합병에 나서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이하 스팩)가 늘어나고 있다. 스팩의 합병을 위해선 회계법인에게 적정성 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기업들의 감사보고서 제출 시즌에 맞물려 평가를 위한 회계법인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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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스팩은 총 17곳이다. 상장을 추진하는 스팩은 7곳으로, 향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팩은 직상장에 비해 상장심사가 덜 까다롭고 수수료를 비롯해 상전 전 투자를 통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탓에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이 앞다퉈 결성을 추진했다. 그 열기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단 올해 4월부터 합병 대상기업에 대한 지정감사인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어서, 제도 적용 이전에 합병을 추진하려는 스팩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 '주식회사 외부감사인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이 개정 되면서 오는 4월부터 합병을 추진하는 스팩의 합병대상 회사의 경우,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지정감사인을 배정받아야 한다. 지정감사인을 배정 받고, 최소 반기보고서를 검토 받아야 하는 탓에 합병 기간을 그만큼 지연 될 수 밖에 없다. 대형 회계법인이 투입되기 때문에 기업에겐 감사비용 또한 부담이 된다.
이 같은 이유로 이달에만, KB3호·KB4호·LIG2호·하나머스트3호스팩 등 4곳이 합병을 결의 했다. 지난 한해 동안 합병을 완료한 기업은 5곳(KB2호-케이사인, 유진1호-나노, 하나머스트-우성아이비, 미래에셋2호-콜바비앤에이치, 교보위드-엑셈)에 불과했다.
이달에만 5~6곳 이상의 스팩이 추가로 기업과 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팩의 합병이 한꺼번에 추진되는 탓에 회계법인들은 귀하기 힘든 몸이 됐다. 스팩이 합병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선 회계법인으로부터 합병 평가를 받아야 한다. 스팩의 합병이 몰리게 된 기간이 불가피 하게 기업의 감사보고서 제출 시즌인 3월에 맞물리면서 마땅한 회계법인을 구하는 것은 더 힘들어 졌다.
회계법인의 평가 비용 또한 상승하고 있다. 통상 2000~3000만원에 형성되던 회계법인 평가비용이 현재는 기존 가격의 2배 이상을 제시해도 구하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외감법의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 이달 말까지 합병을 추진하려는 스팩이 합병평가를 위해 회계법인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감사보고서 제출 시즌인 3월인데다, 스팩이 몰리고 있는 탓에 기존 가격보다 2배가량인 4000~5000만원 이상을 제시해도 마땅한 회계법인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