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사, 영향력 확대 및 시너지 기대
레미콘사, 對 시멘트 업계 영향력 강화
FI "안정적 사업…투자회수도 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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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월07일 17:48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동양시멘트 매각이 본격화하며 인수후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시멘트사, 레미콘사, 재무적 투자자(FI) 등 크게 세 분야의 업체들이 저마다의 손익을 따지며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지난 6일 ㈜동양은 주요 회계법인 등에 동양시멘트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주관사 선정 및 매도자 실사를 거쳐 다음달 중 매각공고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 시멘트사, 업계 수위 도약과 시너지 효과 기대
동양시멘트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출하량 기준 업계 2위의 시장 지위다. 상위 7개 업체의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과점 체제에서 동양시멘트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업계 수위를 차지하게 된다. -
채권단이 지분 매각에 나선 쌍용양회와 워크아웃(기업개선절차) 중인 현대시멘트를 제외한 성신·한일·라파즈한라·아세아 등 주요 시멘트 회사로선 놓치기 어려운 기회다. 일부는 지난해부터 인수를 검토해왔고, 인수 자문사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동양시멘트는 삼척·동해 등 해안가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출하량의 약 20%를 수출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내수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은 수출을 통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게 되며, 한일·아세아 등 내륙에 생산 기반이 있는 업체들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운송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레미콘사, 시멘트·건설 샌드위치 신세 탈피
레미콘 회사들 역시 동양시멘트 인수를 통해 시멘트 업계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레미콘 산업은 일반 제조업과 제품을 미리 만들어두지 않고 주문에 따라 한시적으로 생산한다. 시멘트 업체로부터 원재료를 제공받아 레미콘을 생산하고 최종 소비처인 건설사에 납품하는 구조로 두 산업의 업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시멘트 가격 인상 때마다 시멘트 업체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회사들은 시멘트업체와 건설사 사이에 끼어 압박 받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건설업 진출을 통한 영향력 확대는 쉽지 않기 때문에 시멘트 업체 인수에 대한 의지가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레미콘 회사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조달하게 되고, 다른 시멘트 업체와의 협상 경쟁력도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시멘트 업체들로선 레미콘 업체의 인수전 참여가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매각 대상(㈜동양 54.96%, 동양인터내셔널 19.09%) 중 일부만 인수할 경우 부담도 줄어든다. 시멘트 업체와의 ‘관계 형성’에 주안점을 둔다면 굳이 경영권을 인수할 필요가 없다. 법원 역시 동양시멘트와의 관계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협력업체들이 동양인터내셔널 보유 지분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돈 기업이자 과거 대한시멘트 인수전에 참여했던 삼표의 인수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산업은행 M&A실을 인수자문사로 선정했다. 유진기업은 전라남도 광양과 장성에서 시멘트 공장을 운영했지만 2012년 이후 한앤컴퍼니 등에 매각했다.
◇ FI “안정적 투자 대상…향후 업계 통합도 염두”
주요 거래에 빠지지 않는 사모펀드(PEF) 등 FI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치열한 인수전이 예고된 터라 인수 여력이 있는 대형 PEF들의 참여 가능성이 점쳐진다.한앤컴퍼니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다. 한앤컴퍼니는 2012년 이후 대한시멘트,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쌍용양회 지분, 유진기업의 광양시멘트 공장, 포스화인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시멘트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IMM 프라이빗에쿼티도 인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EF 한 관계자는 “시멘트 산업은 사업 구조가 복잡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 PEF들의 선호도가 높다”며 “향후 시멘트 업계가 몇몇 대형 업체로 통합될 것으로 예상돼 투자회수도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