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임박한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타고 1조원에 팔릴까
입력 2015.04.23 07:05|수정 2015.07.22 13:40
    [Invest Chosun]
    국적 항공사의 지배주주
    "시가보다 높은 1조원대 가치"
    유가·항공 사고 평판 등
    수익성 악화 변수도 많아
    금호산업 우발채무 3500억원
    인수가 놓고 눈치싸움 예상
    • [04월19일 09: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금호산업의 가치가 1조원 내외라는 시각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금호산업을 인수함으로써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획득할 수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상황이나 향후 수익성 등을 따져봤을 때 1조원은 터무니없이 높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흑자전환 했지만 저유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크다”며“대한항공과 저비용항공사(LLC)에 끼인 형국인데다 항공기투자부담, 항공사고에 따른 평판 및수익성 악화 등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경쟁 심화에 변수도 많아…"프리미엄 이미 반영됐다" 평가도

      2012년 배럴당 127달러까지 상승했던 항공유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큰 폭으로 하락해 7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유가 하락의 수혜가 이어지고 있지만 향후 전망은 예측하기 어렵다. 잇따른 항공기 사고도 아시아나항공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장거리 노선보다는 중단거리 비중이 큰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와도 경쟁하는 상황이다. 이들과 차별화하고 대한항공 및 해외 주요 항공사와 경쟁하기 위해선 신규 항공기 도입도 늘려야 한다. 항공기 금융시장을 이용한다고 해도 신용도가 낮은 아시아나항공의 비용부담이 큰 편이다. 지난달 실시한 금호산업 및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설명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투자 계획을 설명하며 현실적인 부담이 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 IB업계 한 관계자는“성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아시아나항공의 가치를 높게 매길 수 없다”고 말했다. 금호산업 가치 산정의 고려 요소인 국적항공사 프리미엄 역시 이미 주가에 반영된 듯 하다. 금호산업매각 시작 전만해도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주당 4000원 정도였지만 현재는 8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른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에 대한 시가는 5000억원. 1조원과 괴리가 크다.

      ◇아시아나항공 외 계열사 가치 높지 않아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면 금호산업과 그 외 자회사의 가치는 그리 높지 않다.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년 기준 시공능력 20위인 금호산업의 시장점유율은 1%도 안 된다. 관급공사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 수익성이 낮다. 지난해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순차입금과 우발채무가 각각 2500억원, 3500억원에 달했다.

      금호터미널은 300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들고 있고 터미널 부지를 비롯한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이 많다. 하지만 IB업계 다른 관계자는“금호터미널 역시 큰 이익을 내는 곳이 아닌데다 장기적으로 광주신세계에 5000억원의 보증금 반환 부담을 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신세계 건물을 신세계그룹에 매각해도 매각 차익은 거의 없다. 호반건설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호반건설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이 1조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1조, 대우건설 인수 참여 FI 원금 회수 마지노선

      사실 금호산업 1조원 가치는 정밀한 가치 산정을 거쳐 나온 산물이 아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참여한 재무적투자자들의 투자 회수에 관한 손익분기점과 연관이 있는 숫자라고 보는게 타당할 것 같다. 재무적투자자들은 풋옵션을 행사했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불완전한 의무 이행으로 투자금 일부만 상환받고 나머지는 금호산업 주식으로 출자했다. 채권단 관계자는“과거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들이 원금을 회수하려면 금호산업 매각가가 1조원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은 오는 28일 열린다. 인수가로 제시한 금액 중 가장 높은 금액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보다 더 높은 가격에 인수하겠다고 결정하느냐 여부에 따라 금호산업 경영권의 향방이 가려진다.

      호반건설은 박삼구 회장에 대응할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며 인수자금을 동원할 능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도 여러차례 인수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인수가를 얼마로 제시할 지 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할 것 같다. 채권단은 5월 초에 결과를 인수후보들과 박삼구 회장에게 통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