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 태평양시멘트 우선매수권 협상 '지지부진'
동양시멘트, 동양인터 지분 19% 포함 여부 채권단 '이견'
-
[04월19일 09: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 매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쌍용양회는 최대주주와 지난한 협상이 예고돼 있고, 동양시멘트 역시 매각 구조에 따른 갈등이 잠재된 상태다.
쌍용양회 매각은 최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가지고 있는 우선매수권이 걸림돌이다. 태평양시멘트는 채권단이 행사 여부를 물은지 4개월이 다 돼서야 행사 의사를 밝혔다. 상징적인 의미로 부여했던 우선매수권으로 행사 방식과 가격 결정 방법도 협상을 통해 정해야 한다. 양 측은 서면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하다.
태평양시멘트는 쌍용양회의 최대주주지만 지분율은 채권단이 더 높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아 채권단 지분이 다른 곳으로 매각될 경우 경영권을 내놓아야 한다. 쌍용양회 주가가 높아진 상황에서 선뜻 수 천억원을 지불하기도 쉽지 않다.
우선매수권 행사 조건 협의에서도 미온적인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채권단은 매각 적기를 놓치면 안된다는 분위기다.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체된 터라 태평양시멘트에 우선매수권 포기를 종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태평양시멘트가 실력 행사에 나설 경우 실사나 매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일부 업체는 태평양시멘트가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자 인수 의지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
동양시멘트 매각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매각 추진 대상은 ㈜동양(54.96%)과 동양인터내셔널(19.09%)이 보유하고 있는 동양시멘트 지분 74.05%다. 현재 두 회사의 채권자들은 입장 차를 드러내고 있다. ㈜동양 측은 이미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동양인터내셔널과 함께 매각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양인터내셔널 채권자들은 매각 가능성과 이익 극대화 측면에서 공동 매각을 희망하고 있다. 회생 채권자들의 권리를 두루 챙겨야 하는 법원과 매각주관사(삼정KPMG)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함께 매각하면 프리미엄 희석을 우려한 ㈜동양 채권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따로 매각하자니 소수 지분 매각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경영권 인수가 아닌 동양시멘트와 관계 형성을 꾀하는 기업이 나서더라도 프리미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동양 관리인이 교체되면서 매각절차가 지연되는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채권자들 눈치만 보면서 차일피일 미룰 수도 없다. 태평양시멘트의 결단으로 쌍용양회가 다시 시장에 나올 경우 동양시멘트 매각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쌍용양회가 업계 지위나 보유 자산 등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다, 투자자가 겹치는 동종업계 1·2위 매각이 동시에 이뤄지기도 쉽지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