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 마다 판단 조금씩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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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18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동부팜한농 매각이 동부그룹과 스틱인베스트먼트, 큐캐피탈 등 재무적 투자자(FI)의 '각자 플레이'로 진행되고 있다. 상반기까지가 기한이다.
이번 매각은 "동부팜한농 계열분리후 매각"에 대한 합의로 진행되고 있다. 자연히 매각구조가 계열분리에도 영향을 줄지가 관심사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동부와 FI들은 지난 3월부터 동부팜한농의 계열분리 취지에 공감, 이에 4월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를 신청했다. "동부그룹 유동성 문제에서 동부팜한농 피해를 줄이고 확실한 '선긋기'를 해야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동부팜한농 부활이 가능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특히 FI들은 "계열분리가 당장은 가장 중요한 이슈고 이를 기반으로 여러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해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관건은 동부팜한농 매각구조에 우선매수권 또는 콜옵션 등이 포함될 경우. 이때 공정위가 계열분리를 인정해 줄지, 말지 여부다.
현재 동부는 오릭스와 협상을 진행해왔고 최근 오릭스 실사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동부그룹이 오릭스 사모펀드(PEF)에 후순위로 출자하는 대신, 추후 그룹 재무여력이 개선되면 공정경쟁을 거친 가격으로 동부팜한농을 되찾을 방안도 초기 단계에서 제안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동부의 수용방침 등은 알려지지 않았고 최종적으로 거래구조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동부팜한농이 이렇게 매각될 경우. 공정위의 계열분리 승인여부에 대한 판단이 복잡해진다. 게다가 기존 사례들도 엇갈린다.
금호그룹은 이런 이슈 때문에 계열분리가 퇴짜를 맞았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형인 박삼구 회장과 계열분리를 위해 2011년 3월 금호산업-금호타이어를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제외해달라고 공정위에 신청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금호산업이 사업내용을 지배한다며 계열제외를 거부했다. 금호석화가 법원 소송까지 냈지만 법원도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주식에 우선매수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여 공정위 손을 들었다.
현대로지스틱스의 경우는 반대다. 오릭스가 인수를 위해 마련한 사모펀드에 현대상선이 후순위로 1200억원을 재출자하는 구조가 마련됐다. 롯데는 나중에서야 출자자이자 공동인수자로 참여했다. 이런 구조였지만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해 9월 무리없이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됐다.
결국 계열분리는 동부그룹의 동부팜한농에 대한 단순 출자여부보다는, 매각 후 동부그룹이나 김준기 회장의 실질 지배력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즉 김준기 회장 등이 강력한 재인수 권한을 갖고 있으며 경영에도 상당한 의사결정을 행사할지, 아닌지 여부가 공정위 판단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 권한이 강력하다면 계열분리가 쉽게 될지 미지수라는 지적인 셈이다.
동부그룹이 어떤 생각으로 동부팜한농을 팔지, 그에 맞춰 인수후보가 어떤 식으로 인수구조를 제안할지도 이에 달려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