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1조원 자산유동화, 투자자 모집 '지연'
입력 2015.05.20 07:00|수정 2015.07.22 09:42
    [Invest Chosun]
    지분 투자자 "임차인 이랜드리테일 낮은 신용도 보강 필요"
    대출 투자자 "입지도 정해지지 않은 부동산 담보가치 물음표"
    • [05월11일 18:5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이랜드그룹이 1조원대 점포 자산유동화를 추진하면서 투자자 모집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 4월까지 자금 모집을 마친 뒤 투자를 집행하겠다던 계획이 늦어졌다. 투자를 검토하는 곳들은 책임 임차인인 이랜드리테일의 낮은 신용도, 입지가 정해지지 않은 블라인드 펀드 등의 투자 위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점포 유동화 구조를 제시했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투자자 요구에 의해 투자 제안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 주로 부동산펀드 지분(Equity)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들은 이랜드리테일(BBB+)의 낮은 신용등급을 보완할 조건을 원하고 있다. 우량한 임차인으로 평가받는 롯데쇼핑(AA+)·신세계(AA+) 등에 비하면 신용도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결국 이랜드그룹이 투자자와 ▲이랜드리테일 신용등급 하락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조항 ▲일정 수준의 보유 현금 마련하는 조항 ▲임차인 보증금 인상 등 다양한 형태의 보완 조건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회사나 계열사를 통한 신용보강은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주사격인 이랜드월드(BBB+)의 신용등급은 이랜드리테일과 같은 반면, 수익성은 이랜드리테일의 절반 수준이다. 이랜드 중국법인 3사가 그룹내 가장 큰 수익성을 올리는 계열사지만, 이랜드월드를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수익은 로열티 수수료 및 배당이다. 최근 중국 시장내 물류센터 건립 등 자체적인 투자자금 소요가 커지고 배당 성향이 줄어들면서 유사시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1조원 규모 중 5500억원이 집행되는 3단계 포트폴리오가 블라인드 펀드라는 점도 투자 검토를 고심하게 하는 요인이다. 리테일 자산에 대해 블라인드 형태의 부동산펀드는 전례가 없었던 데다가 투자 규모도 크다.

      특히 보험사 등 대출(Loan) 투자를 검토하는 투자자들은 시간을 두고 리스크 분석을 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부동산을 블라인드 형태로 투자하기엔 담보가치 분석이 어려워서다.

      실물형과 개발형이 혼합된 3단계 투자의 경우, 아직 투자 대상의 입지가 결정되지도 않은 사업이 포함돼 있다. 입지가 결정됐더라도 토지 및 건물 매입이 완료되지 않은 사업장이 다수다.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에서 부동산 투자는 확실한 담보물에 대해 가치를 측정할 수 있을 때 이뤄진다"며 "총 투자규모 1조원 중 대출 비중을 60%로 크게 계획한 반면 토지 확보도 안 된 방식의 블라인드 투자는 구조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예상했던 일정은 지연되고 있다. 당초 투자 계획에 따르면 지난 4월에 투자자금 모집을 마친 뒤 이달 초 1단계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었다. 계획과 달리 아직 투자기관들은 해당 부서에서 내부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다.

      투자기관 한 관계자는 "대체투자 건에 대해 승인이 나려면 통상 3~4단계에 걸친 투자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랜드 투자건은 아직 투자 조건에 대한 검토 및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