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RBC 도입에 긴장감 도는 보험업계
입력 2015.05.26 07:00|수정 2015.05.26 07:00
    [Invest Chosun]보험사들, 금융당국에 적용범위 완화 등 청원
    母보험사, 자회사 흡수 합병 및 매각 등 자구안 검토
    금융당국 "보험업권 요구 참고, 하반기 기준 확정"
    • [05월21일 09:0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하반기 연결RBC(지급여력비율)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연결RBC도입으로 자회사의 손실이 모회사의 RBC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수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는 해외법인 및 자동차 전업 손해보험사를 가진 모(母)보험사들의 고민이 크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에 4개 법인을 가지고 있는 한화생명은 올 1분기 적자 폭이 확대됐다. 베트남 법인에서만 21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9억원)보다 적자 폭이 크게 확대했다. 삼성생명의 자회사인 삼성생명 중국 및 태국법인은 수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해상 중국법인도 2013년 1억원이었던 순손실이 지난해 말 51억원으로 늘었다. 그 외 손보사들의 해외법인들도 순익이 감소세다.

      위기감을 느낀 보험사 대표들은 지난해 CEO간담회에서 금융당국에 연결RBC 도입을 유예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자동차 전업사에 대한 고민도 크다. 하이카다이렉트, 더케이손해보험, 악사다이렉트 등 자동차 전업사들은 계속되는 적자를 기록했고, RBC비율은 작년 말 금융당국의 권고치 150%를 밑돌았다. 작년 말 현대해상은 하이카다이렉트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 현재 합병 수순을 밟고 있다. 하이카다이렉트가 출범 10년 만에 현대해상의 사업부서로 편입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사업비를 줄이는 등 비용 효율성에서 합병을 결정하기로 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연결RBC에도 대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현대해상과 하이카다이렉트의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손실이 나는 자회사를 둔 보험사들은 이들을 사업부서로 편입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계열사 내 매각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지난해 미국, 영국 해외법인을 종속회사인 삼성자산운용에 매각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결과적으로 삼성생명이 연결RBC의 위험가중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부담을 일정 부분 덜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들은 자체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금융당국에 업권의 형편을 들어 연결RBC 적용범위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고심하고 있다.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고 있는 자회사들은 연결RBC 비율에도 반영하는 것이 원칙이다. 금융당국은 국내 보험사들의 상황을 감안해 적용범위 완화를 열어뒀다. 보험사의 자회사라고 하더라도 비금융사이거나 50%미만의 지분을 보유했을 경우 연결RBC 적용 범위를 완화하는 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연결RBC에 대한 초안이 나온 상태"라며 "확정안을 내기까지 검토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