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2017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익률 5%로 추락"
삼성증권 "스마트폰 이익률 두 자릿수는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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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24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골드만삭스와 삼성증권이 삼성전자를 두고 맞붙었다.
골드만삭스는 스마트폰 범용화를 이유로 삼성전자 투자의견을 거둬들였다. 삼성증권은 지나치게 부정적인 전망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업계에선 국내외를 대표하는 두 증권사의 엇갈린 견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관심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삼성전자 실적전망 리포트를 발표했다. 삼성전자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2010년 이후 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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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투자의견을 낮춘 주요 이유는 스마트폰 이익률 감소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스마트폰 범용화에 따라 삼성전자가 2010~2013년에 보여준 스마트폰 영업이익률을 앞으로 보여주긴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영업이익률이 2017년엔 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쳐, 2017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1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가 부진한 지난해에도 25조원의 영업이익과 15%의 스마트폰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증권은 이를 반박했다. 골드만삭스가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삼성전자를 평가했다는 의견이다.
삼성증권은 스마트폰 범용화에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일정 수준의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근거로는 갤럭시S6엣지가 보여준 가능성을 들었다. 갤럭시S6엣지에서 드러난 제조 능력은 여타 스마트폰 업체와는 분명히 차별화되는 요소란 설명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5%의 영업이익률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보여주는 영업이익률에 그치는 수준이다"라며 "스마트폰이 범용화해도 삼성전자의 제조능력이 중국업체와는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는 기록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삼성페이 등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연동해 보여줄 서비스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과 IT의 융복합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스마트폰이 가진 가능성은 아직도 무한하다는 의견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향후 스마트폰의 진화방향은 다양한 서비스의 융복합이다"라며 "현재 삼성전자가 준비하는 삼성페이 등의 서비스가 더해질 경우 스마트폰 성장 가능성은 열려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삼성증권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연동해 보여줄 서비스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스마트폰 범용화에 따른 이익률 감소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두 증권사가 엇갈린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골드만삭스의 투자의견 하향 여파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과거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리포트에 삼성전자 주가가 출렁인 적이 있다. 지난 2013년 JP모간이 갤럭시S4 모멘텀 둔화를 이유로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낮췄을 때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증시 전체가 영향을 받기도 했다.
시장에선 이번 골드만삭스 리포트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 매도 속에 하락하고는 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리포트 영향이라기보단 예상치 못한 갤럭시S6 판매 부진 때문이란 분석이다.
각 증권사 삼성전자 담당 연구원들도 현재까진 골드만삭스 리포트에 큰 무게를 두지는 않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가 지적한 스마트폰 범용화에 따른 이익 감소는 이전부터 논의되던 주제이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연구원은 "스마트폰 범용화에 따른 이익감소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실적이 꺾이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논의되던 주제"라며 "새롭게 거론된 이슈가 아니기 때문에 당장에 시장에 커다란 파급 효과를 주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와 삼성증권의 엇갈린 전망에 대해선 어느 쪽도 힘을 실어주기는 쉽지가 않다는 견해가 많았다. IT산업의 변화가 급격하다 보니 당장 1~2년 앞을 내다보기가 힘들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한 국내 증권사 연구원은 "계열 증권사인 삼성증권보다 골드만삭스가 좀 더 보수적으로 삼성전자를 바라볼 수 있다"며 "노키아의 사례처럼 IT산업의 변화 주기가 빨라 당장 1~2년도 예측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