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경영진, 내부 수습 가능 의문" 지적
"현재 매각 사실 여부 확인 중" 답변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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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월05일 13:38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영국 테스코가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 매각을 공식화한 가운데 국내 경영진은 그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조치라 해도 국내 경영진이 철저히 배제된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현 홈플러스 경영진이 매각과정에서 직원들의 불안 등 조직의 안정성을 꾀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매각 작업이 가시화될 경우 내부 수습이 불가피할텐데 노사 갈등과 고객정보 유출, 경품 조작 등으로 홍역을 치른 도성환 사장 등 현(現) 경영진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작년부터 홈플러스 매각 문제는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이슈로 부상해왔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홈플러스 경영진은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금 나오는 기사들은 과거에 나온 '매각설' 기사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며 "회사는 테스코로부터 공식적으로 매각 관련 정보를 받은 바도 없고, 연초 본사가 발표한 내용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데이브 루이스 테스코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을 통해 "그룹 자금 조달 사정이 좋은 편이라 아직 서두를 만한 압박은 없다"며 "포트폴리오에 대한 분석을 거쳐 올해까지 (자산 매각)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루이스 CEO는 '홈플러스' 사명을 따로 거론하지 않아 당장 홈플러스 매각을 추진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이후 홈플러스 매각설이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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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성환(사진) 홈플러스 사장은 "2년 전 대표이사를 맡을 때도 매각설은 계속 있어왔다"며 "매각은 주주의 결정권한 이기에 답변하기 어려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매각 이슈와 관련해서 테스코 본사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결정사항을 전해 들은 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3개월이 시점에서 말로만 무성하던 홈플러스 매각이 현실화했다. 테스코는 HSBC를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고,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KKR, 칼라일 등 인수 경쟁 완주 능력을 갖춘 후보들에게 인수전 참여의향을 물은 것으로 전해진다. 테스코는 곧 이들 후보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발송할 예정이다.
도 사장과 회사 측의 설명대로라면 국내 경영진은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 셈이다. 매각작업에서 경영진이 '왕따'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홈플러스 매각설이 처음 등장한 2007년부터 국내 경영진은 "본사가 주관하는 일이라 전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해왔다.
문제는 매각 작업 과정에서 경영진이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내부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겠느냐 여부다. 주요 인수 후보군들이 사모펀드(PEF)인만큼 임직원들의 고용 승계 문제가 이슈가 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전체 직원만 2만6000명에 달한다. 벌써부터 회사 안팎에선 현 경영진이 수습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전반의 실적 하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고객정보 불법 판매, 경품 조작, 소비자 기만 광고 등 홈플러스 경영진의 실책이 이어졌다. 매장에서 고객들의 항의가 직원들을 향하자 노조는 직원들에 대한 사측의 공개사과를 요청했다. 하지만 사측은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관리자들을 통한 구두 사과로 대신했다. 이후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는 전언이다.
회사 내부 관계자는 "일련의 실책과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현 경영진에 대한 실망감이 커졌다"며 "매각 여부 사실 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한 회사 측이 매각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돼 임직원들의 고용 승계 등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까 걱정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