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불법적 시도" 對 삼성 "주주 이익 최우선한 적법 절차"
삼성물산도 적극적 여론 대응…엘리엇 소송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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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월11일 14:2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삼성물산과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자사주 매각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가처분 소송으로 법원에서 충돌하기에 앞서 여론전을 펼치는 분위기다.포문은 엘리엇이 열었다. 엘리엇은 11일 삼성물산과 삼성물산 이사진, KCC를 상대로 '불법적인 자사주 매각에 대한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이날 배포한 자료를 통해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삼성물산과 이사진이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불법적인 시도를 한 것"이라며 "삼성물산의 자사주가 합병결의안건에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주식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히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 10일 보유 중인 자사주 899만주를 6742억원에 KCC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KCC는 삼성물산 지분 5.79%를 보유한다. KCC는 지분 인수 목적에 대해 '삼성과의 전략적 제휴'라고 명시했다.
KCC를 백기사로 맞이하며 삼성그룹의 영향력이 미치는 삼성물산 지분은 19.44%로 늘어났다. 표 대결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 엘리엇이 소송을 통해 반전을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전까지 삼성물산은 엘리엇의 공세에도 "여러 주주들과 대화하겠다"며 공식적으로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냈다.
삼성물산은 같은날 오후 자료를 내고 "이사회의 자사주 매각 결의는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적법하고 정당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번 자사주 매각을 통해 ▲사업 다각화 및 시너지 제고 등 당초의 합병 목적을 원활하게 달성하고 ▲해외 헤지펀드의 공격으로부터 회사 및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며 ▲대규모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엘리엇을 '단기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해외 헤지펀드'라고 지칭하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엘리엇은 지난 9일에도 삼성물산에 합병 관련'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잘 알려진 엘리엇이 본격적으로 전선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여부를 결정할 임시 주주총회는 내달 17일로 예정돼있다. 이날 주총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안건 외에도 엘리엇이 제안한 정관변경안(현물배당 가능 정관·주주총회 결의로 중간배당 가능 정관)이 상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