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KTB PE 투자 지분, 인수금융 원금 이하 인수 조건제시"
농협은행 등 대주단 손실 감내해야…KTB PE측 "당장은 수용 어려워"
오릭스, LG그룹에 先 보고펀드 지분 인수 後 KTB PE 지분 인수
LG, 협상 전제는 "49% 일괄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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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월05일 11:0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하지만 KTB PE와 그 대주단이 오릭스가 내민 인수 조건을 흔쾌히 받아들이긴 어렵다는 점에서 오릭스의 LG실트론 인수 지분 인수는 여전히 안갯속이란 평가다. KTB PE의 보유 지분 인수 시기를 놓고 LG그룹과 오릭스간 견해 차도 나타나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거래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간 타협점을 찾지 못했던 오릭스와 (주)LG간의 주주간계약(SHA)은 오랜 논의 끝에 상당부분 의견 합의에 이르렀다. 오릭스가 요구한 3년 내 기업공개(IPO)에 대해, LG도 시장 상황과 회사의 여건에 따라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주고 받았다. 한 거래 관계자는 "IPO에 대해 LG가 확약한 상황은 아니지만 IPO를 하게 되면 최대한 협조한다는 입장까진 도달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보장에 대해서도 LG는 오릭스가 지분을 인수하면 보고펀드와 KTB PE에 부여했던 것처럼 동일하게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오릭스의 LG실트론 지분 49% 인수에 남은 과제는 KTB PE 지분 인수이다. KTB PE는 현재 지분 19.6%를 보유하고 있다.
오릭스와 KTB PE의 협상은 접점을 찾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오릭스는 주당 인수가로 보고펀드의 채권단이 매각하는 가격보다는 높지만, KTB PE의 인수금융 대출원금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오릭스의 조건을 들어주기 위해선 KTB PE가 대출원리금에 대한 대주단의 손실을 만회해주거나, 대주단이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협상을 계속해봐야겠지만 대출 원리금 수준이 아닌 대출 원금 이하로 사겠다는 오릭스의 제안은 현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고펀드의 인수금융과 달리 KTB PE의 인수금융은 현재 정상 여신으로, 올해 12월이 만기다.
그렇다고 KTB PE가 오릭스의 제안을 마냥 거절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펀드 만기, 매각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매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릭스와 KTB PE는 지분 인수 협상과 함께 KTB PE에 펀드 만기 연장을 통한 주요주주로 남아, 향후 IPO를 통해 투자 회수를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물론 이같은 방안 역시 KTB PE의 대주단인 농협은행, 농협상호 등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오릭스는 LG측에 먼저 보고펀드 채권단의 지분 29.4%를 인수하고, 후에 협상이 완료되면 KTB PE의 지분을 인수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LG는 그러나 오릭스가 LG실트론 지분 49%를 인수를 전제로 한 주주간계약 협상 진행이었기에 KTB PE의 지분도 함께 인수해야 한다는 입장과 원칙을 오릭스에 상기시켰다. '협상의 전제'가 틀어지면 결과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오릭스가 먼저 보고펀드 대주단의 지분을 인수할 경우, KTB PE를 압박하는 형국이 되지만 방법론과 협상의 전제를 놓고 다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최근 오릭스는 LG그룹이 49% 일괄 매입 입장을 유지한다면 LG실트론 지분 인수를 최종 포기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