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특별계정' 삼성전자 지분 보유한 까닭
입력 2015.06.26 07:30|수정 2015.07.22 08:50
    [Invest Chosun]
    특별계정 통해 0.34%보유
    의결권 없고 비중은 낮지만
    우호 지분 활용 가능성 있어
    • [06월18일 17:53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삼성생명의 특별계정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변액보험의 투자목적이라는 자산운용적 관점이 지배적이지만, 최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향후 우호적인 역할을 할 '히든카드'라는 관점에서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운용목적 차원이어도 특별계정을 통해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유통주식 물량을 줄였다는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 경영권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은 특별계정의 경우 자산운용사들이 스스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만큼 회사 측이 관여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 삼성생명, 특별계정으로 삼성전자 지분 보유…엘리엇 사태 이후 주목

      삼성생명이 특별계정을 통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0.34%는 의결권이 없다. 일반계정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7.21%)과 달리 지배구조 이슈에서 비껴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엘리엇 사태 이후 특별계정 지분이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복병으로 등장하면서, 삼성생명 특별계정 내 삼성물산 지분(0.16%)이 직접적인 우호지분 역할까진 아니더라도, 시장에서 유통주식수를 줄였다는 점에서 '나름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우호 지분이 절실한 삼성그룹으로선 적대적 세력의 추가매입분을 결과론적으로 줄인 효과를 봤다는 해석이다. 삼성생명 특별계정에서 핵심지분에 해당하는 삼성전자 지분(0.34%) 역할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삼성생명 측은 회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3.38%), 삼성물산(4.06%), 이재용(0.57%) 등의 지분율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비중이다.

      향후 움직임도 관심 사항이다. 특별계정에 속한 삼성전자 지분은 의결권이 없지만 삼성생명이 제일모직 등 비금융권 우호세력에 해당 지분을 매각하면 의결권이 살아날 수 있다는 부분도 거론되는 시나리오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그룹 차원으로 활용도 있는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2년간 주가가 떨어지고 있음에도, 삼성생명은 특별계정에서 삼성 타 계열사 주식을 적극 줄인 반면, 삼성전자 주식을 외려 늘렸다는 점에서 이러한 관측에 힘이 실린다.

      ◇ 특별계정 내 삼성전자 지분 지속 확대… 자산운용 vs 히든카드 확보

      보험업계 및 학계에서는 운용적 측면에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자산운용을 타 계열사 대비 중요도 있게 가져간다는 점에서는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다만 그룹 우호지분 방어 차원에서 특별계정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삼성생명은 2001년 이후 취득했던 0.2%의 특별계정 내 삼성전자 지분을 6월 현재 0.34%까지 확대한 상황이다. 특히 2년 사이 삼성전자의 주가가 1주당 30만원 넘게 떨어지는 동안 지분율을 0.02%포인트 늘렸다.

      이는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가지고 있는 일반계정 내 삼성전자 지분을 대하는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생명은 일반계정에서 7.21%의 삼성전자 주식을 주가 하락기에도 보유하면서 2년 간 2조원에 가까운 평가손실을 입은 바 있다. 삼성생명이 최근 1년 사이 특별계정이 보유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의 주가가 하락하자 이들 지분을 매각한 것과는 대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떨어지는 주가로 변액보험을 운용했다는 것은 고객들의 손실로 이어지는 사항"이라며 "효율적 운용인지 짚어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별계정에서 삼성전자 지분이 전략적 자산운용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쪽은 해당 지분이 경영권에 긍정적 측면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확대해석'이라며 경계한다. 자칫 삼성생명이 고객들의 수익률을 담보로, 경영권 방어를 하고 있다는 논리로 이어지며 논란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관계자는 "단타적으로 손실을 보아도, 변액보험은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쉽게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며 "자산운용의 전략상의 문제이므로 주가가 떨어진다고 해서 한국 최고의 기업 지분을 바로 팔기에는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변액보험 판매가 증가하면서 특별계정자산도 꾸준히 증가해왔고 이 과정에서 특별계정자산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증시 대표주인 삼성전자 주식을 계속 매입했기 때문에 특별계정자산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 주식 비중도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며 "특별계정 자산 운용은 자산운용사에 일임하고 있어 삼성생명이 특정주식 매매에 개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