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간담회…주주 친화정책 발표
"합병비율 재산정 없다…합병 무산 대비 플랜B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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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월30일 13:0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삼성물산과 합병을 추진 중인 제일모직이 향후 통합법인의 주주친화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주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거버넌스위원회와 CSR위원회를 설치하고, 배당성향을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합병가액이나 합병비율 재산정 등 현재 합병을 둘러싸고 있는 이슈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합병가액과 합병비율은 합법적·합리적으로 설정된 것이며, 합병 무산과 관련한 '플랜B'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제일모직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국내외 증권사 연구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삼성물산과의 합병 후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는 제일모직 윤주화 대표, 김봉영 대표, 배진한 상무(CFO), 삼성물산 김신 대표, 양철보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CFO) 등이 참석했다.
윤주화 대표는 "합병법인은 전원(3명)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해 인수·합병 등 주주의 권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심의할 것"이라며 "위원 중 1인을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으로 선임해 이사회와 주주간 소통의 역할을 담당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법인은 기업사회책임(CSR)위원회 설치도 추진한다. CSR위원회는 글로벌 선진사의 배당·자사주 정책 등 주주 환원정책 사례와 사회 기여 방안을 연구해 회사정책에 반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외부 전문가와 사내 전문인력으로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배당성향도 장기적으로 2020년 3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제일모직의 배당성향은 21%였다. 합병법인의 투자기회·사업성과 등을 고려해 점진적 상향을 추진한다.
이 자리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경영진은 양사의 합병 시너지와 향후 비전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두 회사의 합병은 안정적 경영과 미래 성장에 반드시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이 제기한 합병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계속 보수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합병가액 산정과 합병비율에 대해 합법적·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김봉영 대표는 "합병 비율 재산정은 여러가지 법적 문제가 있고 현재 계획이 없다"며 "합병이 무산됐을 때를 대비한 '플랜B'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신 대표는 "바이오 등을 감안하면 합병을 미루고 기다렸을 경우 합병비율이 더 나빠질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며 "10%까지 가능한 합병가액 할인·할증은 이사회에서 검토했으나 적용할 필요가 있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합병시 합병가액에 10%의 할증·할인을 가능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2013년 8월 시행됐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을 제외하면 이후 진행된 135건의 국내 합병 중 할인·할증을 적용한 거래는 단 1건도 없었다는 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입장이다.
미래 성장성과 관련해 제일모직은 바이오 부문을 강조했다. 바이오시밀러 생산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0년까지 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로 늘릴 계획이고, 연구개발(R&D)업체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6개의 의약품 임상 및 시판승인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양철보 상무는 "로직스 1공장(3만리터)는 완전 가동 중이고 2공장(15만리터) 수주도 70% 완료됐으며 5개의 업체와 수주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이다"라며 "복제약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투자비용이 적어 40% 이상의 영업이익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