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상 9월까지 지분 전량 처분할지 여부 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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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컴즈의 주가가 하루만에 21% 올랐다. 그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한 가운데 주주들간의 의견도 분분한 상태다.
14일 SK컴즈 주가는 주당 9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3일 주당 8010원으로 장을 마쳤던 SK컴즈의 주가는 이날 오전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오후 1시경 9000원을 넘어섰다.하루 사이에 주가가 21% 이상 올랐다. 키움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 등이 이날 SK컴즈의 주식을 매입했다.
이날 SK컴즈 주주 종목게시판에는 합병이나 매각, 최태원 회장의 사면 가능성, 연기금 투자 등 주가 상승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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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던 SK컴즈의 향방에 대한 이슈가 다시 화제가 됐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증손회사는 손자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SK그룹이 지주사 체제를 갖춘 것은 지난 2007년이다. 증손회사 지분처리 시한은 올 9월까지다. SK플래닛이 SK컴즈의 지분을 추가매입하거나, SK컴즈와 합병할 것이란 이야기가 꾸준히 거론된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분 처리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 중 일부가 베팅에 들어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미 해당 이슈는 오래 전부터 거론됐기에 이날 주가에 영향을 줄만한 요인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한 증권사 통신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미 3~4년전부터 이슈가 됐던 내용이기에 특별히 오늘 주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지 않는다”며 “상법 개정 가능성도 있기에 SK가 SK컴즈 지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나설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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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으로든 곧 회사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일례로 SK플래닛이 똑같은 이슈로 지난 2013년 매각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경우 그 당시보다 기업가치가 더 상승했다. SK컴즈의 새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SK컴즈가 로엔 정도로 시장 내에서 지배적인 위치는 아니다. 실적 또한 최근 3년간 영업적자가 지속될 정도로 좋다고 보긴 힘든 상황이다.
SK그룹에 잔류한다고 해도, 어떤 방식이냐에 따라 주주들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플래닛이 공개매수로 SK컴즈 지분을 매입하거나 SK컴즈와 합병하면 지금 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며 “반대로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만들 듯이 거래를 진행하면 기존 SK컴즈 주주한테는 안 좋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