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속 적자 포스코특수강…'세아' 편입 직후 턴어라운드
"포스코, 공기업 마인드 벗어야 한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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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세아그룹에 지분을 넘긴 포스코특수강(現 세아창원특수강)이 단 1분기만에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도 이를 언급하며 임원들을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세아베스틸은 4399억원을 들여 포스코로부터 포스코특수강 지분 54.8%를 인수했다. 국내 특수강부문의 리더십 강화·스테인리스 분야 신규진출 등이 회사가 밝힌 인수 목적이다.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했던 포스코는 이 거래로 418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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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포스코가 현금창출능력이 떨어지는 포스코특수강을 좋은 가격에 팔았다"는 평가가 대체로 많았다. 포스코특수강의 현금창출능력은 최근 4년간 큰폭으로 하향세를 보였다. 2011년 1592억원이었던 포스코특수강의 영업이익이 2014년에는 280억원으로 급감했다. 매각 직전인 2014년 4분기와 2015년 1분기에는 2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세아그룹에 편입된 세아창원특수강은 단 1분기만에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헸다. 그러면서 '포스코가 잘했다'던 딜(Deal)에 대한 평가도 바뀌고 있다.
세아그룹은 2분기 세아창원특수강(舊 포스코특수강)의 실적 가이드라인으로 ‘매출액 약 2700억원, 영업이익 200억’을 제시했다. 같은 수준의 실적이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연간 800억원대 이상의 영업익이 예상된다. 전년 대비 200%에 가까운 개선이다.
세아창원특수강의 실적개선 이유에 대해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스테인리스 무계목강관(Stainless Seamless Pipe) 등 세아창원특수강만이 잘 할 수 있는 종목에 역량을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는 지난달 "스테인리스 무계목강관 공장 증설에 올 하반기 1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휘 세아베스틸 부회장을 비롯한 세아그룹 주요 임원진들이 모두 세아창원특수강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포스코 물빼기'와 '세아 DNA 심기'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이 포스코특수강의 실적 턴어라운드 소식을 듣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러한 결과는 포스코의 방만한 경영 상황, 그리고 포스코 임직원과 세아그룹 임직원의 역량차이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질적인 '공기업 마인드'를 먼저 버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