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각화에 대형화에"…금융권 판도변화 속 잠잠한 신한금융
입력 2015.07.27 07:00|수정 2015.07.27 07:54
    [ Invest Chosun]
    LG카드 인수 후 M&A 정지
    "現 경영진 사세확장 의지 없어" 지적도
    •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다각화, 대형화 바람이 한창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으로 메가뱅크 탄생을 예고하고 있고 KB금융그룹은 손해보험에 이어 증권업 확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반면 '리딩뱅크' 타이틀을 유지해 온 신한금융그룹은 잠잠하기만 하다. 시장에선 투자여력은 둘째치고, 현 경영진들이 금융지주사간 외형 경쟁에 맞대응할 의지가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이 진통 끝에 이뤄졌다. 두 은행이 합쳐지면 총자산 규모만 290조원으로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을 제치고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KB금융은 비은행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KB금융이 인수한 LIG손보는 손해보험업계 4위로 금융지주사가 가지고 있는 보험사 중 가장 크다. KB금융은 하반기 매물로 나올 대우증권에 대한 인수 의지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자기자본 4조7000억원 수준의 대형 증권사를 확보하게 된다.

      NH농협금융그룹도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 NH투자증권을 출범시킴으로써 업계 1위 타이틀을 갖게 됐다.

      이처럼 경쟁사들의 사업다각화, 대형화가 한창인데 '리딩뱅크'인 신한금융그룹은 잠잠하기만 하다. LG카드 인수 이후 신한카드를 업계 선두로 올려놨지만, 그 외 비은행 분야에서는 성장 시계가 멈췄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경쟁회사 경영진에 비해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재임기간 중 나온 각종 매물들에 대해 보수적인 자세를 취한 결과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우증권 인수전을 앞두고도 내부적으로 인수의지가 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단 120%가 넘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이 성장의 발을 묶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출자여력에 해당하는 이중레버리지비율 한도를 130%로 맞추고 있다. 기준치를 넘기면 신용평가사들도 평가 등급 하향을 검토할만큼 지주사 건전성 지표의 주요 요소다. 신한금융이 대우증권 인수 후보로 꼽히지만 출자여력에 한계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주사들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증자해서 자회사를 추가하고 키워가야 하는데 이중레버리지비율이 높은 것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대안으로 유상증자를 검토해 볼 수 있으나 재일교포 주주 및 일본인 주주 경영진들을 설득해야 한다. 이들은 이사회 운영 및 리스크 관리, 사외이사 추천 등 핵심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임기가 2년도 채 안남은 한 회장이 적극적인 성장전략을 꾀하기 위해 주주 설득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함께 한 회장의 보수적인 마인드도 외형 확장에 한계 요소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은 과거 조흥은행, LG카드 인수 등으로 성공적인 M&A를 이끌어냈지만 라응찬 회장 이후 성과에서 큰 변화가 없다"며 "한동우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이후에도 예전의 성과를 그대로 가져가는 식으로 비쳐지고 있으며, 비은행권 변화가 더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