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 시멘트-레미콘 수직계열화 완성 "사업다각화 가능"
"시멘트 가격경쟁 재현되면 삼표가 가장 큰 타격"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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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시멘트-레미콘 사업간 수직계열화 체계를 완성할 전망이다. 다른 후보들보다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해 강한 인수의지를 보였지만 인수효과에 대해선 물음표가 찍힌다.
㈜동양과 동양인터내셔널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3일 동양시멘트의 경영권(54.96%)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삼표를 선정했다. 주당 인수금액은 약 1만4000원으로 이를 고려한 총 인수금액은 약 8200억원 수준이다. 삼표가 제시한 주당 인수금액은 2·3순위 협상자로 선정된 한앤컴퍼니 및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제시한 약 1원대와 큰 격차를 보였다.
인수전의 경쟁구도가 심화하면서 발을 빼는 후보들이 등장했지만 삼표는 오히려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인수가격을 제시했다. 라파즈한라시멘트는 주당 1만원 이상 거론되는 상황 속에서 높은 가격으로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향후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로 본입찰에 불참했다. 아세아시멘트와 깜짝 연합을 통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른 한일시멘트도 본 입찰에선 타 후보들 보다 보수적인 금액을 써냈다. 초기부터 시멘트업계 관련 인사 및 해외 투자은행(IB) 임원까지 영입한 삼표만이 마지막까지 강한 인수의지를 꺽지 않은 셈이다.
이같이 삼표가 높은 인수의지를 보인 데는 시멘트사 인수를 통한 시멘트-레미콘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 위함이다. 시장에선 삼표의 시멘트사 인수가 숙원사업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수를 희망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시멘트는 레미콘 가격의 60~70%를 차지할 만큼 원가비중이 높다. 삼표는 업계 2위인 동양시멘트를 인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표는 지난 2011년부터 슬래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원재료인 슬래그는 사돈기업인 현대제철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다. 동양시멘트의 인수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삼표 관계자는 "동양시멘트를 인수함으로써 원가절감 및 사업 수직계열화 등의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프리캐스트콘크리트·파일·슬래그시멘트·드라이몰탈 등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신규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삼표가 이 같은 청사진을 그리고 있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사업적 시너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 현재 시멘트의 생산량이 수요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굳이 덩치가 큰 동양시멘트를 인수해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킬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삼표가 굳이 동양시멘트에 이 같은 비싼 금액을 제시하면서 인수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재료의 안정적 공급을 꾀한다면 비교적 규모가 작고 향후 매각가능성이 있는 현대시멘트의 생산능력 정도면 충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후반 시멘트업체간 가격경쟁이 재현될 경우 삼표의 재무부담이 가중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기존 시멘트사들은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출하·가격 등 출혈경쟁을 통해 대부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시멘트업체간 경쟁은 일단락 돼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멘트업체간 가격경쟁이 발생할 경우 인수자금 부담이 큰 삼표의 재무리스크가 가장 도드라질 것"이라며 "삼표는 동양시멘트 인수로 시멘트 가격을 유지하거나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기존 시멘트사들은 가격인하를 통해 삼표의 실적악화를 노릴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삼표는 오는 29일 매각측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를 거쳐 내달 29일 본계약(SPA)를 체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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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07월2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