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새 전자 2240억원·물산 2140억원·제일모직 1670억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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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주주총회 이후 국민연금이 삼성그룹 계열사 투자에서만 7800억여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이 안정된 지배구조를 갖는 게 전체적인 삼성그룹 투자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이롭다고 생각해 찬성했지만, 지금까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29일 인베스트조선이 전자공시를 통해 국민연금의 최근 삼성 계열사 지분 보유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민연금은 17개 삼성그룹 상장사 중 12개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대량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을 5% 미만으로 줄인 삼성중공업을 포함, 국민연금이 투자한 삼성계열사 13곳 중 10곳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주주총회 이후 주가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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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주총 전인 18일 종가 기준 국민연금이 삼성 계열사 13곳에 투자한 지분의 전체 가치는 21조3490억원이었다. 주총 후 보름이 지난 29일 현재 지분 가치는 20조5604억원으로 줄었다. 국민연금은 그 사이 7885억원(-3.7%)의 손실을 봤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의 지분 가치 하락폭이 2240억여원으로 가장 컸다. 삼성전자 주가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우려 등으로 4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9일 주가가 반등에 성공하며 그나마 손실폭이 줄었다.
지배구조의 중심에 서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서도 모두 3800억원의 손실이 있었다. 합병 주총 결의 후 삼성물산 주가는 17%, 제일모직 주가는 12.6% 하락한 까닭이다. 이외 다른 제조·금융계열사의 주가로 하락하며 손실폭을 키웠다. 17일 이후 주가가 오른 계열사는 호텔신라·에스원·제일기획 3곳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은 17일 제일모직은 물론 삼성물산 주총에서도 합병 찬성표를 던졌다. 구체적인 배경을 밝히진 않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외에 제일모직·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 지분을 다량 보유하고 있고 ▲합병을 통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안정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수익률 극대화'의 관점에서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제안한 중간배당·현물배당 정관변경안에도 찬성표를 던진 이유로도 분석된다.
현재 주가 흐름을 보면 국민연금의 '베팅'은 역효과를 낸 셈이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성사 직전 단계까지 갔지만, 실망한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물과 시너지에 대한 부담감으로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전반적인 삼성그룹주의 하락세로 볼 때 "삼성그룹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를 감안해 찬성한 것"이라는 해명을 시장에 내놓기도 어색한 상황이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주총 전 '합병 무산시 주가 하락 전망'이 득세한 상황에서 '수익률 극대화' 명분을 내세운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삼성 계열사 전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며 국민연금이 다소 곤란한 처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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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7월 29일 17:0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