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이 상장한지 한 달이나 됐지만 주관사와 인수사간 수수료 지급은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의 기업공개(IPO) 사례를 보면 흔치 않은 경우다. 그 배경은 IPO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두고, 발행사와 주관사간 정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IPO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끝내지 못한 상황에서 뒷끝마저 개운치 못한 모습이다.

미래에셋생명 기업공개(IPO) 당시 인수단으로 참여한 미래에셋증권, 동부증권, SK증권, 하나대투증권은 29일 현재까지 주관사로부터 수수료를 못 받았다. 일반적으로는 납입일 이후 2~3영업일 이내 모든 수수료 정산이 끝난다. 미래에셋생명 상장의 공모 납입일은 지난 2일이다.

한 인수단 관계자는 "주관사와 발행사에 수차례 문의했지만 이번 달 안에는 (수수료) 지급이 힘들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미래에셋생명은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에 수수료를 전액 지급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수수료 전액은 9일 상장 다음날 모두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의 인수 수수료는 공모금액의 1.9%인 65억원이다.

인수단이 수수료를 받지 못한 것은 미래에셋생명과 주관사단 사이에 비용 정산이 원활하지 않았고 대표주관 3사간 비용 정산 합의도 끝나지 않아서다. 수수료 전액을 일단 받은 삼성증권은 합의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단에 임의로 수수료를 배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생명이 비용 정산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IPO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발행사와 주관사 사이에 어떤 비용을 발생사가 분담하고, 어떤 비용을 주관사가 분담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미래에셋생명쪽에서 비용 정산에 적극적이지 않아 발생한 면도 크다"고 말했다.

주관사 사이에 의사결정이 늦어진 부분도 있다. 삼성증권과 함께 대표주관을 맡았던 다이와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해외 청약 물량에서 발생한 수수료 부분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IPO 과정에서 대표주관사들은 해외투자자 청약 물량에 대해 별도의 약정에 따라 추가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해외 청약금액의 1%의 수수료를 받기로 했는데, 이를 배분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단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관계사인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인수자들이 맡았던 물량은 6%정도다. 총 수수료 65억원 중 4억원이 조금 안되는 금액이다. 인수사 관계자는 “인수사들에게 수수료를 선지급하고 주관사간 또는 발행사와 주관사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 않냐”면서 “수수료 정산 다툼에 애꿎은 우리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주 내로 대표주관사간 협의를 끝내고 인수단에 수수료를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제일모직, 삼성SDS IPO에 (삼성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했을 당시 수수료를 6개월 이후에 지급받았다”면서 해외 투자자가 참여할 경우 수수료 정산이 늦어지는 게 통상적인 일이라고 해명했다.  IPO 업계 관계자는 “IPO 담당하면서 이렇게 (지급이) 늦어지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