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자산 매각안, 실효성 낮다
입력 2015.08.31 07:00|수정 2015.09.02 12:30
    시장가치 낮거나 자산 특성상 매각 제한 있어
    5000억원 유입 기대하지만…단기간내 어려워
    • 대우조선해양이 내놓은 자산 매각안이 실질적인 재무 개선 효과보다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상징하는 의미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 자산들이 대부분 낮은 가치를 가졌거나 특성상 매각하기 힘든 자산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우조선해양이 매각에 착수한 자산은 ▲본사 사옥(DSME빌딩) ▲마곡 연구개발센터 부지 ▲자회사 에프엘씨(골프장 및 연수원) ▲당산동 오피스텔 ▲신문로 레스토랑 건물(카페 드 마린) 등이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은 이들 자산을 매각하면 5000억원 안팎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본사 사옥 '세일앤리스백' 관측…임차료 부담에 재무개선 효과는 '글쎄'

      대우조선해양은 서울 중구 다동 'DSME빌딩'을 본사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코람코자산신탁으로부터 910억원에 선매입했다. 주변 프라임급 빌딩들이 최근 3.3㎡당 2400만원안팎에 거래된 사례를 감안하면 매각시 차익이 클 수 있다는 평가다. DSME빌딩 연면적 2만4854㎡로 연면적을 고려한 매각 예상가는 1600억원선이다.

      매각 가능성과는 별개로 비용으로 나갈 임차료를 생각하면 재무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기업이 존속하는 이상 사옥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일앤리스백(SL&B)으로 매각할 가능성이 큰데, DSME빌딩 주변의 임차료 수준을 고려하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빌딩 투자자 입장에선 건물 매입가 기준, 최소 연간 5~6% 배당수익을 기대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매각 예상가 기준 대우조선해양이 임차료 및 관리비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연간 1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이 떨어졌지만 국가 주요 핵심산업에 해당하는 중공업 분야 기업이기 때문에 세일앤리스백 수요는 있을 것"라며 "그러나 지속적인 비용으로 발생할 임차료를 생각하면 사옥 매각이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곡 R&D센터 부지, 매각 전 서울시와 개발계획 논의 필요

      마곡 R&D센터 2017년 7월 착공해 총 7000억원을 들여 R&D센터를 짓는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서울시로부터 6만1232㎡ 부지면적을 분양받아 2000억원의 대금 지급을 완료한 상태다.

      마곡 산업단지 부지 매각이 까다로운 이유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산업단지 개발 사업이라서다. 시에서 개발계획을 검토한 뒤 분양받은 땅이기 때문에 단순히 제3자에게 토지대금만 받고 재매각하긴 어렵다.

      매각하려면 산업단지 목적에 부합하는 개발계획을 갖춘 사업자를 찾아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토지뿐만 아니라 서울시의 계획에 맞춰 사옥을 짓고 단지를 개발할 인수 주체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도 마곡 산업단지 부지의 매각은 단기간 내엔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골프장·연수장 자산 보유 ㈜에프엘씨…"매도자·매수자 가격이견 커"

      써닝포인트CC와 연수원을 보유한 에프엘씨는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21일 예비입찰을 실시했고, 이달 말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에프엘씨가 보유한 토지·건물 및 장비 등 장부 자산가액은 지난 해 기준 1840억원이다. 대우조선해양이 반영하고 있는 에프엘씨의 지분 100%에 대한 장부가는 820억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800억원선에서 에프엘씨의 매각을 시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현재 예비입찰자들이 제시한 가격은 지분 100% 기준 600억원선으로 전해지고 있다.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써닝포인트CC는 주변 유휴부지가 있어서 연습장을 더 개발할 수 있고, 연수원 규모가 커서 대기업이 통합 연수원 등 목적으로 매입하기에 적당한 자산"이라며 "작년에는 배임 등을 이유로 장부가 이하로 팔고 싶지 않아하는 대우조선해양과 매수자간 가격 이견 격차가 컸었다"고 말했다.

      ◇당산동 오피스텔·신문로 빌딩

      당산동 오피스텔 건물은 옥포조선소 출장 인력의 기숙사로 사용하던 건물이라 다른 용도로 전환하기에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장부가인 400억원이 비싸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건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콜센터로 리모델링 하는 등 방법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용도 변경하는데 드는 비용을 고려한다면 실제 사용 목적을 염두에 둔 매수자를 찾아야 할 전망이다.

      이밖에 대우조선해양이 운영 중인 레스토랑 '카페 드 마린' 신문로 빌딩도 매각 대상이다. 2층 규모 건물로 예상 매각 규모는 50억원 안팎이다. 재무개선보다는 구조조정 상징성에 초점이 더 맞춰져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