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對 커머스 對 통신'…3파전 대결 구도 짜였다
입력 2015.09.08 09:05|수정 2015.09.14 11:44
    '모바일 플랫폼 강자' 카카오 컨소시엄
    '커머스형' 인터파크 컨소시엄
    '탄탄한 빅데이터 강자' KT 컨소시엄
    •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을 앞두고 카카오, 인터파크, KT의 3파전 구도가 짜였다. 각각은 ▲모바일 플랫폼 ▲전자상거래 기반의 커머스 ▲통신 빅데이터 등을 주무기로 앞세우고 있다. 거기에 중소기업 연합체인 500V컨소시엄도 경쟁 구도에 합류했다.

      각 컨소시엄은 추가적으로 파트너를 찾기 위한 노력과는 별개로 컨소시엄 내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물밑 작업도 치열해지고 있다.

      ◇ 카카오, 모바일 플랫폼으로 접근성 독보적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모바일 플랫폼 강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으로 대다수 고객을 확보한 만큼, 접근성 면에서는 독보적이란 평가다.

      증권업계 1위(순익 기준)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모바일 뱅킹 1위인 국민은행과의 시너지도 기대 요인이다.

      국민은행은 모바일 뱅킹뿐 아니라, 50% 이상이 가계대출을 차지할 정도로 소매금융에 강하다. 개인 고객에 대한 빅데이터가 시중은행 중 앞선다는 평가다. 컨소시엄은 국민은행의 고객 CS(고객만족 서비스),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한국투자금융지주도 증권고객 정보에 대한 강점이 있다.

      지분 구조상 1대 주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된다. 향후 은행법 개정 이후에는 다음카카오가 지분율을 크게 늘리며 최대 주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시장에선 애초 각 컨소시엄을 주도했던 회사들이 은행법 개정을 가정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한 만큼, 은행법 개정 후에는 지분 판도가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은행법이 바뀌면 일반 기업도 지분을 훨씬 많이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주주가 되는 것을 가정하고 파트너십을 짜는 중"이라고 말했다.

      은행법 통과가 무산될 경우 플랜B를 배제할 수 없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은행법 개정이 되면 그때 가서 파트너들과 추가 논의를 해서 변경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은 현행법 내에서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 컨소시엄은 추가로 들어올 기업들과 협의 단계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LG유플러스의 참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3대 통신사 중 LG유플러스만 출사표를 보류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참여와 관련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 '커머스형' 인터파크, SKT와 시너지 낼까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인터파크 주도로 NH투자증권, SK텔레콤, 기업은행, NHN엔터테인먼트, 옐로우금융그룹, 웰컴저축은행, GS홈쇼핑 등 다양한 산업의 대표기업 8곳이 참여했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전자상거래(쇼핑몰)를 기반으로 생활영역을 포괄하는 '커머스형' 플랫폼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고객의 소비창출 시너지를 누리면서 고객 소비패턴을 분석한 빅데이터 활용도도 높일 수 있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인터파크, 아이마켓코리아, 11번가 등 오픈마켓 셀러, 공연 기획 및 제작사, 출판사 등 85만개 도·소매 소상공인들의 거래정보에 기반한 특화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과의 시너지가 가장 주목된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가입자만 2800만명에 달하는 업계 1위 기업이다. 통신료 납입현황 등을 토대로 한 소액대출에 나설 수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 서민금융 활성화 취지와도 가장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11번가, T맵, OK캐시백 등 다양한 고객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 있다"며 "안정된 고객들을 기반으로 빅데이터로 활용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옐로우금융그룹의 참여도 눈에 띈다.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온라인자산관리 서비스까지 추가되며 차별화 전략을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소상공인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시장 창출이 목적인 만큼, 인터파크와 협업 기대감이 크다. 인터파크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수익모델 특화를 계획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인터파크와 손을 잡음으로써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디지털 소호(SOHO)대출 시장을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기업은행은 작년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 개발을 해낸 노하우를 토대로 컨소시엄 내 앞서가는 시스템 구축을 도울 수 있다"며 "신용평가·상품개발 노하우·리스크 관리도 맡게 된다"고 말했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현재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10% 이하 지분율 내에서 구성원 간 지분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협의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탄탄한 빅데이터 강자' KT 컨소시엄

      KT 컨소시엄은 우리은행, 교보생명 등으로 꾸려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교보생명의 참여 확정은 보류 상태라는 점에서 컨소시엄의 결합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KT는 탄탄한 빅데이터를 최대 강점으로 꼽는다. KT의 이동통신 고객 1800만명, 자회사인 비씨카드 회원 2600만명에서 얻을 수 있는 고객 데이터가 강점이다. 고객 생활 및 소비패턴을 바탕으로 한 촘촘한 신용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다 할 경쟁력을 가진 플랫폼이 없다는 점은 경쟁 컨소시엄에 밀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은행법이 통과하더라도 통신사가 최대 지분을 10% 이상 가져갈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어 KT가 컨소시엄 주체로서 목소리를 크게 내긴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선 KT 컨소시엄 내부에서 결국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교보생명이 될 것이란 시각이 강하다.

      교보생명은 컨소시엄 참여에 긍정적 의사를 밝히면서도 최종 결정은 미뤄두고 있어 KT는 셈법이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KT 컨소시엄 관계자는 "교보생명과의 지분 문제 조율로 고민하고 있다"며 "어떻게 할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인터넷 전문은행 참여에는 긍정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현재 컨소시엄에 참여할 만한 기업 실무자들과 접촉 및 협의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와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추가로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기업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동시에 각자의 컨소시엄 내에서 지분 구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며 물밑에서 주도권 잡기도 전개하고 있는 단계다.

      금융당국은 은행법에 따라 1~2개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부여할 계획이다. 이달 30일과 내달 1일 이틀간 예비인가 신청을 받고, 12월 예비인가를 거친 뒤 내년 상반기 본인가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