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금ㆍ소송비용ㆍ달러/원 환율 상승 대비 비용 등 감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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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7일 영국 테스코와 홈플러스 인수 매매계약(SPA) 체결을 발표했다. 금액을 놓고 양사 발표가 약간 차이가 났다.
테스코 발표는 42억4000만 파운드, 한화로는 7조6800억원이다. 테스코는 과거 환율추이를 감안해 원/파운드 환율을 1811.3원을 적용했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총 거래대금을 7조2000억원으로 발표했다.
두 수치는 사실 동일한 의미다.
MBK는 홈플러스 주식 100% 대금(Equity Value)으로 5조8000억원을 내기로 했다. 이 홈플러스의 현재 '빚'(순부채)이 1조8800억원 가량이다. 따라서 MBK가 홈플러스를 살 때 실제 부담액은 (E/V : Enterprise Value)은 이 둘을 합친 7조6800억원이 된다.
은행 융자 2억원을 끼고 있는 아파트를 8억원을 주고 구입하면 실제 부담금은 10억원인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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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1조8800억원 홈플러스 부채 가운데 1조4000억원은 본사인 테스코에서 빌린 돈이다. 이른바 대주주-회사간 부채(Inter-company debt). 정확히는 테스코의 금융계열사인 체스헌트 오버시즈(Cheshunt Overseas LLP)를 대상으로 홈플러스가 발행한 회사채다. 올 연말과 내년 9월, 12월 등이 만기며 올 초 기준으로 남아있는 금액이 이 정도다.
테스코는 홈플러스를 처분하면서 이 회사채 빚도 다 받아낸다. MBK는 이를 갚기 위한 자금을 은행에서 다시 빌리는 방식을 취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매각으로 테스코가 받는 돈은 7조 2000억원 (주식값 5.8조원+부채1.4조원)이다. 테스코도 바로 이 금액을 '현금대가'(Cash consideration before tax and other transaction costs)라며 40억400만파운드라고 명기했다.
대신 MBK파트너스는 7조2000억원을 부담하면서 동시에 100% 대주주로서 다른 홈플러스 부채 4800억원도 감내해야 한다. 이를 합친 금액이 E/V 기준 홈플러스 인수가격인 7조6800억원에 해당된다.
MBK파트너스와 경쟁한 인수후보들은 E/V 기준으로 MBK파트너스보다 낮은 가격을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추가 비용도 있다. 당장 예상가능한 항목은 '직원 위로금'.
이번 매각대금은 어디까지나 테스코로 흘러갈 돈이다. 테스코가 매각차익을 따로 떼내어 홈플러스 직원들에게 주지는 않는다.
보통 위로금은 회사(홈플러스)가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주는 방식으로 제공한다. 결국 홈플러스가 내부 현금을 사용하든, 차입을 늘리든 어떤 형태로 마련해야 한다. 결국 홈플러스의 새로운 100%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부담을 져야 할 내역이다.
테스코-MBK파트너스간 계약에 따라 향후 홈플러스의 각종 소송비용 등을 MBK가 떠맡을 경우. 이 또한 MBK가 떠맡아야 할 추가 비용에 해당된다. 통상급여 문제 등의 이슈도 남아있다면 이 또한 마찬가지다.
환율 변동 리스크도 있다.
양사는 인수대금 상당량을 '달러'기준으로 제공하도록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테스코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자료('TESCO AGREES TO SELL HOMEPLUS')에도 이 내역이 적시돼 있다.
MBK파트너스는 인수금융(Debt Financing)의 상당량을 국내에서 조달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왔다. 원화베이스의 자금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 이어지면 고스란히 부담이 증가한다. 이를 위한 환헤지를 적용해도 들여야 할 비용이 있다.
최근 1205원대인 원/달러 환율은 중국발 불안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입어 연말까지는 1240원대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환율이 40원 가량 오르고 원화로 인수대금 절반 가량을 조달한다고 할 경우 상승액만 1000억원에 달한다.
영국 테스코는 홈플러스 매각으로 받은 돈 7조2000억원 가운데, 세금과각종 거래비용을 다 제외하고도 약 6조700억원(33억5100만파운드)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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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9월 08일 11:1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