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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LIG넥스원이 공모가 산정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평가된다. LIG넥스원은 주가수익배율(PER) 산정 과정에서 국내에는 KAI 1곳과 해외기업 평균을 활용했다. 다른 기업보다 월등히 높은 KAI의 PER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효과'를 누렸다.
◇ 국내에선 KAI가 유일… KAI와 해외기업 단순평균, 공모가↑
LIG넥스원은 21일 공모가를 희망가 밴드(6만6000원~7만6000원) 상단인 7만6000원으로 확정했다. 확정된 공모금액은 5244억원이다.
넥스원은 국내기업 2곳과 해외기업 6곳 등 총 8개사를 비교집단(Peer group)으로 선정, PER을 따져 희망공모가를 마련했다. 국내에선 KAI와 한화테크윈이, 해외에선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CORP)·BAE (BAE SYSTEMS PLC)·레이시온 (RAYTHEON COMPANY)·노스롭그루먼 (NORTHROP GRUMMAN CORP)·제네럴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 CORP)·탈레스(THALES SA)가 포함됐다.
그러나 한화테크윈은 지난해와 올 상반기 모두 순손실을 기록한 탓에 PER 산정과정에서 제외됐다. 결국 국내기업에선 KAI만 포함됐다.
KAI의 지난해 PER은 73.8배. 이는 해외기업 6곳의평균치 (17.7배)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록히드마틴 18.7배, BAE 20.5배, 레이시온 14.9배, 노스롭그루먼 16.5배, 제네럴다이내믹스 20.4배, 탈레스 15.2배가 적용됐다. 이러니 동종업계의 평균 PER도 45.7배로 나오게 됐다. 내로라하는 해외 방산업체 등의 평균 PER보다 2.5배 이상의 수준이 산출됐다.
올 상반기 기준 KAI의 PER은 40.8배, 해외기업평균은 20.2배다. 해외기업에서도 상반기 순이익이 공시되지 않은 4곳을 제외하고 BAE와 탈레스만 등 2곳만이 적용대상이 됐다. 국내(KAI)와 해외기업(BAE·탈레스)의 평균은 평균은 30.4배다. 이 또한 지난해 및 상반기 해외기업평균 PER(20.2배)을 웃돈다.
국내외 구분 없이 각 기업을 동일하게 바라보고 밸류에이션을 했다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동종업계의 PER은 25.7배(7곳 대상), 상반기 기준으론 26.9배 수준이다. 현재 LIG넥스원에 적용된 PER을 크게 밑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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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 상장시 대륙별 PER 산정… LIG넥스원 적용하면 PER '뚝'
LIG넥스원이 상장한 국내업체 중 유일하게 유사기업으로 선정한 KAI는 지난 2011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PER 비교회사는 총 4곳, 국내외 기업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
국내에선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해외기업 보잉(Boeing)·록히드마틴·EADs(Airbus)가 포함됐다. 국내외 기업을 모두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LIG넥스원과 동일한 방법을 사용했지만, KAI는 북미·유럽·한국 등 각 지역별로 평균 PER을 계산해 적용 PER을 산출했다. 아울러 지역별 PER을 적용하지 않은 산출내역을 투자설명서에 명시했다. LIG넥스원의 경우 이 같은 설명은 없었다.
LIG넥스원이 KAI와 동일하게 각 대륙별로 나눠 지난해 말 기준 동종업계의 평균 PER을 산정했을 경우 적용 PER은 약 36.4배다. 현재 지난해 45.7배 대비 4분의 3수준이다. 이를 적용할 경우 공모가 또한 낮아지게 된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공모주 담당 운용역은 "LIG넥스원이 주가가 높아진 KAI의 PER을 활용해 공모가격을 극대화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FI의 구주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공모가격이 본래의 기업가치 이상으로 높게 책정돼 있어 투자를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22일부터 23일까지 양일간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공모금액 총 5244억원 중 약 70%는 3724억원은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자금 회수용으로 사용된다. 나머지 1520억원은 시설투자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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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9월 21일 17:37 게재]
입력 2015.09.22 09:24|수정 2015.09.22 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