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수요예측 전, 밴드 상단 기준 자금계획 마련 "이례적"
"구주매출 감추고 자금유입 극대화 노출 전략"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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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LIG넥스원이 국방예산 증가에 발맞춘 성장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매년 향후 5년간의 중기계획을 발표하지만 실제집행 예산은 계획에 못 미치고 있다. 회사의 청사진 또한 실제론 예상치를 밑돌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국방부 매년 중기계획 발표…실제론 계획보다 밑돌아
국방부는 매년 향후 5년의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전체 국방예산 증가율 및 전력운용비·방위력 개선비 등 세부 항목의 증가율에 대한 계획을 젯한다.
국방부가 올해 발표한 2016년~2020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향후 5년간 국방예산 증가율은 연 7.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9년까지 총 232조5000억원의 국방예산이 투입돼 이중 전력운용비는 155조4000억원(연평균 5.2% 증가), 방위력개선비는 77조1000억원(연평균 10.8%증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LIG넥스원도 같은 자료를 활용해 국방비의 지속적인 예산증가로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실제로 국방예산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다만 실질증가율은 국방부가 매년 발표하는 중기계획에는 못 미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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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국방부는 '2010년~2014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며 향후 5년간 국방예산이 총 178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론 지난 5년간(2010년~14년) 편성된 국방예산은 총 164조1300억원으로 계획대비 14조원가량 부족했다. 계획대비 92%수준에 그쳤다.
LIG넥스원의 성장과 직결되는 방위력개선예산은 2009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총 59조원을 계획했지만 실제로는 49조원가량만이 집행됐다. 전체 국방예산 대비 방위력 개선예산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점차 늘어 33%가 될 것으로 봤지만 2014년엔 2009년보다 오히려 비중이 줄어든 29.4%에 그쳤다.
지난 2011년에도 마찬가지. 2012년~2016년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국방비는 연평균 5.5%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국방예산의 증가율은 2013년 4.6%, 2014년 3.5%, 2015년 5.5% 등 계획에 미치지 못했다.
LIG넥스원은 국방부 자료를 인용해 2014년부터 오는 2018년까지 방위력개선비의 증가율을 평균약 10%로 전망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방위력개선비의 증가율은 2011년 6.4%, 2012년 2%, 2013년 2.8%, 2014년 3.3%, 2015년 4.8%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방예산 증가율이 현재 상승률 수준 대비 획기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기대하기 여렵다"며 "국방부가 제시한 예산 편성은 말 그대로 계획일 뿐 이를 그대로 인용해 기업의 성장 전망을 밝게만 보기엔 무리한 점도 없지 않다"고 평가했다.
◇ 수요 예측도 안 끝났는데…최대금액으로 고려한 자금계획
LIG넥스원은 21일 공모희망가 밴드 상단인 7만6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하고 총 5244억원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지난 17일과 18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금액을 확정하면서 지난 18일 제출한 투자설명서도 21일 정정공시했다.
공모가가 확정되기 전 회사는 투자설명서에 희망공모가 밴드 하단을 기준으로 공모규모, 인수단 수수료, 자금의 사용목적 등을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LIG넥스원과 마찬가지로 구주매출과 신주발행을 병행해 올해 IPO를 진행했던 미래에셋생명과 이노션도 최초 투자설명서에 공모희망가 밴드 하단을 기준으로 명시했다.
LIG넥스원은 모집 또는 매출에 관한 일반사항에는 공모가 하단을 기준으로 한 금액을 제시했다. 단 자금의 사용목적에는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사용계획을 밝혔다. 결론적으론 공모금액이 회사가 예상한 상단으로 확정됐지만 수요예측이 끝나기 전, 공모가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단을 기준으로 삼는 건 이례적이었단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LIG넥스원은 구주매출이 공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며 "신주발행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이례적으로 명시한 것 또한 투자자들에게 구주매출보다 신주 발행에 초점을 맞추게끔 하려는 의도로 보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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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9월 21일 21:2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