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롯데그룹, 신용도 개선 효과 '호텔롯데' 빼면…
입력 2015.09.23 07:00|수정 2015.09.23 10:39
    순환출자 해소·지주사 설립,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 투명성↑
    한신평 "개별 업체별 재무부담 가중될 수 있다"
    •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성공할 경우 지주사인 호텔롯데와 그룹 전체차원의 신용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지주사 전환·순환출자 해소를 통해 경영투명성 강화·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쇼핑·롯데제과 등 다른 주력 계열사들의 신용도는 부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거론된다. 순환출자 해소과정에서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경영권 분쟁을 겪은 이후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화했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22일 스페셜리포트를 통해 “이를 통해 자본증가와 순차입금의 감소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경영 투명성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지배구조가 개선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의 지분율은 신동빈 38.8%, 신동주 50%, 하스코 10%, 신격호 0.8% 등으로 구성돼 있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보유하며 일본 L투자회사(100%)와 호텔롯데(19.1%)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호텔롯데 최대주주는 지분 72.7%를 보유한 일본 L투자회사다.

      한신평은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국내 상장을 통해 30% 이상의 신주를 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3조~5조원까지 자본 확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신평은 일본 롯데홀딩스 개인 주주들의 영향력이 줄어들어 한국 롯데가 분열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서는 약 1조원의 자금과 2년 이상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계열사들이 상호 보유하고 있는 지분관계는, 업체간 합병·주식교환 등을 통해 해소함으로써 실질적 부담은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신평은 “상장사 지분의 경우 블록딜을 통해 외부 매각함으로써 자금부담을 줄일 수 있고, 금융계열사 지분 양수도를 통해서 한국 롯데그룹에 약 3조7000억원 현금 유입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순환출자를 해소할 경우 기존 13.4%의 순차입금의존도가 최종 6.7%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배수도 기존 2.2배에서 1.1배로 개선되는 것으로 내다봤다.

      그룹 차원에서의 신인도는 제고되는 반면, 각 사(社)별로는 신인도가 차별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호텔롯데는 기업공개(IPO)와 지주회사 전환시 재무구조 개선과 지배구조상 위상제고 등이 신인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순환출자 해소에 필요한 자금의 상당부분은 호텔롯데가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 한신평은 IPO를 통해 관련 자금을 충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신평은 “호텔롯데가 롯데그룹 지주회사의 확실한 위상을 확보할 경우 상장사로서 자본시장으로의 접근성이 높아지는 등 신용도에 긍정적인 측면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 롯데쇼핑의 경우 순환출자고리 해소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무구조 변동 가능성이 모니터링 요소로 꼽혔다. 한신평은 “그룹의 지주회사 체계 전환 과정에서 계열사 지분매입 부담이 있으며 자체로도 국내 소비부진과 중국 등 해외사업 저조한 영업실적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롯데제과 역시 순환출자 구조 해소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금유출 정도에 따라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제과가 현재 보유중인 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롯데리아 등 그룹 음식료부문 계열사 지분을 추가적으로 취득하면서 지배구조를 일원화할 경우 그룹 내 위상은 제고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소요되는 자금부담이 과중하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설명이다.

      롯데건설·롯데물산·롯데케미칼은 지주회사 체계 전환과정에서 현재의 그룹 내 위상이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신평은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그룹의 지원가능성이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 롯데카드·롯데캐피탈·롯데손해보험 등 금융사는 지배구조와 관련해서 계열분리, 외부 매각 가능성 등이 모니터링 요소로 꼽혔다. 한신평은 “매각 등으로 인해 영업적 협력관계 훼손, 그룹지원가능성 축소 등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