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맞은 동양생명, 신용도 방향성은 안갯속
입력 2015.09.24 07:00|수정 2015.09.24 10:41
    中 안방보험, 재무건전성 불투명…동양생명 지원의지 불확실
    신평사들, 등급 평가 '유보'
    •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지었지만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동양생명의 대주주 변경을 신용등급 평가에 반영하는 것을 미루고 있다.

      임직원 수 3만명에 이르는 중국의 대형 금융기업이 대주주가 됐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동양생명의 신용등급 상향을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평사들은 ▲안방보험의 재무 불투명성 ▲동양생명에 대한 지원의지 불확실성을 이유로 평가를 유보한 상황이다.

      국내 신평사들은 동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 신용등급을 기존 AA+(안정적)로 유지했다. 신한금융그룹 계열 신한생명이 AAA 등급을 받은 것과 비교된다. 신한생명과 동양생명의 총자산은 20조~21조원 수준으로 비숫하다. 지급여력비율은 6월말 기준으로 신한생명 227.2%, 동양생명 247.5%이다.

      수익성 측면에선 동양생명이 신한생명을 앞선다. 2014년 기준으로 동양생명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4%,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2%이다. 같은 기간 신한생명은 각각 0.4%, 5.7%를 기록했다.

      금융사 관계자는 "신한생명은 신한금융지주가 대주주로서 확실한 지원세력을 등에 업고 있다"며 "동양생명과 신한생명의 신용등급을 가른 것은 결국 대주주의 지원여력"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안방보험이 재무 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하는 데는 비상장사로 재무상태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안방보험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을 받은 적도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은 인수·합병(M&A)으로 고속 성장했는데 최근 거품이 꺼지는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며 "그 과정에서 안방보험의 재무적 불투명성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신평사들은 동양생명 측에 안방보험의 재무 상태를 요청한 상황이다. 동양생명 역시 안방보험의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배당성향 조정, 대주주의 증자 유무 등도 동양생명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을 가른다. 지금까진 안방보험의 지원정책 등이 구체화하지 않아 등급이 상향될 여지가 없다는 게 신평사들의 지적이다.

      동양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247%수준이다. 업황 불황에 까다로워지는 보험규제로 동양생명이 안정적인 RBC 비율을 유지하려면 대주주의 증자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모펀드인 보고펀드가 대주주였을 당시 동양생명의 배당성향은 35%로 업계평균(20~25%)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연구원은 "동양생명의 RBC 비율이 200%대에 그치는 수준에서 30%를 웃도는 배당 성향은 다소 과도한 수준이었다"며 "동양생명 내부에선 안방보험이 향후 업계 평균 수준으로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 측은 "배당성향 및 증자 결정은 대주주의 결정이기 때문에 아직 알 수 없다"며 "안방보험의 재무구조를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는 게 향후 신용등급 평가에 중요하기 때문에 대주주와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안방보험은 아직까지 향후 동양생명의 경영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동양생명 고객은 340만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