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단 다 못모여 '승인' 못해…SK "시한 지났다"며 기다리지 않고 자체 인수
-
MBK파트너스와 씨앤앰(C&M)이 주도하는 IHQ의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 인수가 무산됐다. 거래가 달성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 되자 SK그룹이 기다리지 않고 자체 소화하는 '플랜B'를 선택했다.
24일 SK텔레콤은 SK플래닛이 보유한 SK컴즈 지분 64.5%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SK컴즈 지분 61.08%는 현물배당 방식으로, 나머지 3.47%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통해 인수할 예정이다.
현재 SK → SK텔레콤 → SK플래닛 → SK컴즈 상태의 지배구조에서 지주회사(SK)의 증손자회사(SK컴즈)는 손자회사(SK플래닛)가 지분 100%를 보유하도록 한 공정거래법상 규정 때문에 SK컴즈 지분을 다른 곳에 팔아야 했다. 과징금을 물지 않기 위해 매각을 마무리 지어야 할 기한은 다음달인 10월4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IHQ와 SK그룹은 SK플래닛이 IHQ에 자본을 대고 이 돈으로 IHQ가 SK컴즈를 인수하는, 이른바 지분교환(SWAP)형태의 거래를 추진했다. 지난 8월26일 관련내역이 공개됐다. (아래 그림 참조)
-
다만 이 거래는 대주단, 즉 IHQ와 씨앤앰의 채권단인 신한은행을 위시한 30여개 이상의 금융기관 승인을 받는 것이 전제조건이었다. SK와 IHQ는 이달 23일까지 대주단 전체의 2/3 승인을 받아야 거래가 진행되도록 합의했다.
그러나 승인 받아야 할 금융기관들이 워낙 많고 시간은 촉박하다보니 23일까지 2/3의 승인을 받아내지 못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신한은행을 위시한 대주단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조건이 사전에 붙어 있었고, IHQ는 시한내에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명시적으로 은행들이 '반대'를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번 거래로 IHQ와 SK컴즈간의 시너지가 무엇인지, 담보주식 가치에 긍정적인지, 향후 씨앤앰 매각에 긍정적이고 가치상승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확신을 갖고 승인을 내지는 못했다. 시간이 촉박했다는 지적도 있다.
어쨌든 약속한 기한까지 대주단 승인을 받지 못하자 IHQ 등은 SK그룹에 "며칠만 더 기다려보라. 승인이 가능하다"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있기는 하지만 하루, 이틀 정도 시한이 있으니 이 기간 동안 설득을 통해 대주단 승인을 받겠다는 것.
그러나 SK그룹은 지체없이 플랜B, 즉 SK텔레콤이 지분을 인수하는 방향을 선택했고 곧바로 발표했다. 굳이 IHQ와 거래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SK그룹 관계자는 "IHQ와 거래가 플랜A였다면 SK텔레콤이 인수하는 것이 플랜B였다"며 "플랜A가 안될 가능성을 막판까지 감안하고 플랜B를 준비해놨었다"고 설명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9월 24일 20:51 게재]